[촌부의 단상]
넉넉한 한가위 명절 되세요.^^
2025년 10월 6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대보름 추석날
중추가절 仲秋佳節
미소 한가득
웃음 한바탕
행복 한아름
넉넉한 한가위 명절 되십시오.♡
산골촌부 이용식 拜上
우리민족의 大명절 한가위 추석날이다.
언제부터 내렸는지 일어나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도 오락가락 추적거리더니만 결국 명절날을
비 날로 장식하여 대보름달 구경도 못할 것 같다.
희한하게 올가을은 유난히 비가 내리는 날이 잦다.
아무 쓰잘데기 없는 것이 가을비라고 했는데...
어제 이른 아침에 아들 녀석이 집에 다와간다면서
전화를 했다. 전날밤 늦게 일을 마치고 좀 쉬었다가
온다더니 새벽에 출발했다고... 그나마 길이 밀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동이 트기전이라서 어두컴컴하긴
했지만 어서 아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손전등을 켜고
입구 카페앞 주차장에서 기다렸다. 아내는 깨우지도
않고... 6시쯤 자동차 불빛이 보였고 아내 말마따나
귀여운 뚱보 아들이 자동차에서 내렸다. 안아주었다.
트렁크에서 이것저것 바리바리 가지고 온 걸 꺼냈다.
마을분들 선물부터 갖가지 생필품, 아비 고생한다고
6년근 인삼 정관장까지 챙겨왔다. 허~ 녀석, 고맙네.
아들 녀석이 왔을 뿐인데 집안에 온기가 돌고 꽉 찬
느낌이라며 아내가 싱글벙글 어쩔줄을 몰라했다.
아내가 아들 챙겨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습이 참 보기좋고 흐뭇했다. 아내가 차례음식
준비하는 동안 아들이 갖고 온 선물과 와인, 반건조
생선, 밭에서 딴 호박을 챙겨 차에 싣고 마을로 갔다.
고마운 이웃들에게 약소하지만 성의표시 삼아 명절
인사를 간 것이다. 25년 세월 설날, 추석엔 한번도
거르지않고 나름의 소박한 정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내에게 차례음식은 전통예법을 따르기는 하지만
최대한 간소하게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그 옛날처럼
뻑적지근하게 준비하는 것도, 명절이면 명절증후군
생기는 것도 싫어서 이제는 간단하게 차리게 한다.
조상님을 섬기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허례허식은
싫어서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고 있다. 누가 뭐래도
나와 아내, 우리 소신껏 최선을 다하기로 한 것이다.
정성스런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아내가 차례음식 준비를 마치고 아들과 함께 진부에
나가 점심을 먹고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잠시
걷고 왔다. 늘 아내와 둘이 월정사, 상원사를 다니고
있는데 참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걷는 재미와 보람을
느꼈다. 아내도 신이 난 듯했다. 연휴가 길어 그런지
관광객이 상당히 많아 붐볐다. 산골에 살다보니 이런
기회가 모처럼 많은 사람 구경하는 계기가 되곤 한다.
하루종일 있어봐야 만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어찌되었거나 명절날에 이렇게 한가롭고 여유롭게
아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지낼 수 있음이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어젯밤에 또 생일케익
촛불을 불었다. 얼마전 칠순기념 여행을 다녀왔으며
며칠전 처제들, 동서들, 조카들과 칠순잔치를 겸한
식사와 더불어 생일케익을 함께 먹었다. 이번에는
아들이 그냥 넘어가면 서운하다며 또 케익을 사와서
우리 셋과 둘째네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정작 생일은 나흘이나 뒤에 오는데 말이다. 아무튼
고맙고 좋다. 복 받은 촌부의 삶이다. 차례를 모시고
식사후 차가 밀릴까봐 출발한 아들이 밀리지 않고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단다. 다시 적막이 감도는
산골집이다. 아들이 왔을땐 꽉 찬 느낌이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