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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자주, 많이 먹는 야생 버섯


2025년 9월 24일 수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초사흗날


오후부터 또 비가 내린다.

예보에 의하면 이번 비도 꽤 많이 내릴 것이란다.

정작 비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7~8월 여름날에는

비가 내리지않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지금의

가을날에 내리는 비는 아무짝에도 쓰잘데기 없는

것인데 너무 자주 가을비가 내린다. 9월에만 해도

24일이 지나는 동안 오늘 내리는 비까지 합쳐서

15일이 비가 내린 날이다. 땅이 마를 날이 드물다.

가을비는 농사에 도움은 커녕 해(害)가 더 많다.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강릉이나 많이 내려줄 것이지...

하늘의 뜻이요, 우리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것이

자연현상이겠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심히 우려스럽다. 그래서 농사가 참, 정말 어렵다.


가을은 예쁘고 아름답고 풍성하고 풍요롭다. 

가을이 왔지만 궂은 날이 많아 해야할 일이 자꾸만

쌓여간다. 나중에 한꺼번에 하려면 더 힘들텐데...

그렇긴 하지만 점점 깊어가는 가을을 어찌 붙잡을

수 있겠는가? 말로는 절대 서두르지말고 느릿느릿,

쉬엄쉬엄 여유를 갖자고 하지만 마음이나 생각은

그렇게 되지를 않으니 이놈 촌부는 생각과 행동이

따로 노는 이중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참 어렵다!


꽃대의 키가 큰 가을꽃들은 비바람에 흔들거리다가

자빠지고 쓰러지고 심지어 꺾어지기 까지도 한다. 

이런 모습의 예쁜 꽃을 보는 마음이 정말 안스럽다.

꽃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가득한 촌부의 마음일

뿐이다. 주체를 못하고 자빠지고 쓰러지는 그것도

녀석들의 운명이라고 여기는 수 밖에...


적성에 맞고 취미와 맞아떨어지는 곳, 식물원에서

2년째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있다.

이 나이에 내 입맛에 맞는 곳에서 일을 할 수가 있는

것도 복이요,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지금껏 25년 세월 산골살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왔지만 배우지 못한 것 중에 하나,

바로 야생 버섯이다. 올가을 야생 버섯을 많이 보고

배우고 익혔고 자주 많이 먹고 있다. 실물을 보면서

배우고 익히며 채취를 하여 이렇게 저렇게 먹었다.

하지만 알려주는 그대로 채취를 할 뿐이고 혼자서는

절대 채취를 하지않을 생각이다. 겁이 많아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오대산 자락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서 오대산 자락에서 나는 임산물은 섭렵을

하여 그 아우를 따라 야생 버섯을 채취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숲속에서 하는 일이라서 일부러 채취하러

갈 필요는 없다. 일을 하다가 발견하면 아우를 불러

식용 버섯인지를 구별하게 되니까 말이다. 참 많이

배웠다. 그래봐야 몇 종류 안된다. 많이 보고 채취한

야생 버섯은 꽃송이 버섯, 갓버섯, 싸리 버섯 그리고

오늘 처음 보고 채취한 글쿠 버섯이 있다. 지금까지

시중에서 이따금씩 구입하여 먹는 버섯은 있었지만

올해처럼 야생 버섯을 자주, 많이 먹기는 처음이다.

일부러 버섯 채취를 하러 산을 오를 필요가 없이도

일을 하면서 얻을 수 있으니 이또한 복이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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