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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칠순기념 여행을 마치고...


2025년 9월 30일 화요일

음력 乙巳年 팔월 초아흐렛날


모처럼의 여행을

너무 즐겁게, 정말 신나게, 엄청 보람차게 마치고

또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와 그 여운이 가시기전에

느낌을 남겨보려고 한다. 


여행(旅行)이란 무엇일까?

말 뜻 그대로는 '나그네의 길'이라고 해석이 되며, 

'사전적 의미'를 옮겨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맞다! 자가가 사는 고장을 떠나 다른 고장의 뛰어난

자연이나 명승지, 그 고장의 풍습과 먹거리 경험을

하며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리라!

그렇지만 살아가다보면 선뜻 나서지를 못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고 우리네 일상이다. 이번에 아내와

함께 훌쩍 떠난 여행처럼 뭔가 그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계기가 있어야 떠나는 것이 여행이겠지 싶다.


아내가 그랬다. "당신 칠순(七旬)인데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나라도 제대로 못다녔으니

훌쩍 떠나 당신 좋아하는 남녘 바닷바람이나 쐬러

다녀옵시다."라고... 아내의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엊그제 산골을 떠나 남도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행 목적지는 목포, 보성, 순천, 여수를 돌아

대전을 거쳐 산골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목포는 항구다!

목포는 45년전 해태제과 시절에 딱 한번 가봤었던

도시, 어떻게 변했을까? 연인을 만나러가는 총각의

마음 처럼 참 많이 설레였다. 이번 여행에는 아내의

친구 두 분도 함께했다. 두 분도 칠순이라서 의미를

더했다. 원주에 모여 목포로 향해 내달렸다. 거리가

453km의 장거리 운전이었지만 세 아짐氏, 아니

세 할마시는 어릴적 소풍가는 계집애들 마냥 너무

신나는 모습으로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도착할때까지 수다를 떠는 바람에 힘든 줄 모르고

운전을 하였다. 둘이서 다니는 것도 좋지만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뜻깊고 좋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 살펴보는 것은 이번 여행의 의미를 더했다.

때마침 목포항 주변에서는 항구축제가 열리고 있어

한바퀴 둘러보면서 바닷내음, 바닷바람을 실컷 쐬고

왔다. 그 지역에 가면 그 곳의 특색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여름부터 지금껏

제철인 민어를 맛보기로 했다. 회, 전, 무침, 부레와

껍질까지 코스로 나오는 민어는 그야말로 별미였다.

다음날 아침에는 갓바위 수변공원을 산책삼아 둘러

보고난 다음에는 또다른 목포의 별미를 맛보러 갔다.

꽃게살 비빔밥, 갈치조림이었는데 그 집에는 전국의

곳곳에서 맛보러 온 손님들이 상당히 많았다. 우리는

영업시작 하기전에 도착하여 기다렸다. 그 음식점은

목포음식 명인 인증서가 걸려있었다. 정말 그럴만한

맛이었다. 지금껏 많이 먹어봤지만 그 집의 꽃게살

비빔밥과 갈치조림은 기가 막히는 맛이었다. 간만에

공기밥 한 그릇을 더 시켜먹을 정도였으니까.


보성은 녹차의 고장이다!

십수년전 한번 가봤던 녹차의 고장 보성에 가보고

싶다는 아내의 바램이라 목포에서 보성으로 향했다.

대한다원 차밭을 멀리서 둘러본 다음 봇재 정상에

위치한 그린다향 카페에서 주변의 차밭을 조망하며

녹차와 녹차아이스크림으로 보성의 정취를 즐겼다.

이 다음에 한번 더 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 그런

정겨운 고장이다. 이번에는 잠시 스쳐왔기에...


순천은 습지와 국가정원의 고장이다!

이번 여행을 시작하며 날씨가 조금 신경이 쓰였다.

남도에 비예보가 있어서 그랬다. 목포와 보성에서는

흐린 날씨라서 오히려 시원하여 여행하기에는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보성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길에는

잔뜩 흐린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이었다. 순천에서는

잠시 순천만국가정원을 관람하기로 했다. 가을이라

야외정원엔 꽃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한바퀴 돌며

둘러보고나서 꽤나 거대한 실내식물원으로 들어가

열대식물을 살펴봤다. 희귀한 식물들이 참 많았다.

뒤에서 바라본 아내와 아내 친구들은 70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무색하게 좋아하고 즐거워 하면서

수다를 떨며 걷는 뒷모습이 참으로 보기가 좋았다.

그런데 들어갈때는 흐린 날씨였는데 나올 무렵에

갑작스레 비가 엄청 쏟아져 난감했다. 우산을 차에

두고와서... 하는 수 없이 비가 조금 주춤한 것 같아

겉옷을 뒤집어 쓰고 달려 자동차에서 우산을 갖고

들어가 데리고 나왔다. 모두들 촌부의 배려에 너무

좋아하며 감동을 먹었다나 뭐라나?


여수 밤바다, 여수는 한국의 나폴리다!

비가 내리는 순천을 출발하여 가까운 여수로 갔다.

여수는 그 누가 가더라도 아름다운 고장이라 여길

것이다. 여수는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바다 건너편 섬이 바로 이 촌부의 고향 남해이다.

사실 이번 여행은 고향 남해에서 마무리를 하려고

했으나 사정상 다음으로 미루고 여수에서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숙소는 돌산도 들어가는 길목

거북선대교 부근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좋은 호텔을 예약해 놓았더니 아짐氏들이 너무나

좋아했다. 이번 여행에서 숙소 호텔은 모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을 검색해 잡았더니 다들 어찌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그 정도 서비스쯤이야 별것도

아니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수는 해산물 먹거리가 다양하고 맛이 좋기로는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아주 유명한

고장이다. 애초에 검색한 음식점은 호텔에서 조금

멀어 다른 곳을 검색했다. 아내 친구들이 자동차를

두고 택시를 불러 가자고 했다. 술을 마실 수 있게

배려한 것이라서 너무나 고마웠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해산물 음식점은 돌문어 숙회, 모듬 생선구이,

오리구이를 맛있게 요리하는 곳이었다. 음식들이

아주 깔끔하고 맛이 좋았다. 술을 많이는 못하지만

즐기는 촌부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아내 친구들도

모두 너무 맛있고 참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뒷풀이는 호텔에 돌아와 촌부가 집에서 준비하여

가져간 와인으로 마무리했다.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추억을 들춰가며 나눈 그 시간은 참으로 뜻깊었다.

다음날 아침식사는 그냥 호텔 조식 뷔페로 하였다.

인근 수산물시장에서 장구경 하면서 반건조 생선을

구입하는 것으로 예정된 여행을 마쳤다. 두 친구도

반건조 조기, 낭태를 구입했고 우리는 예전부터 늘

먹어오는 반건조 생선 세 종류를 샀다. 서대, 민어,

우럭을 샀고 아내는 멸치액젓 달인다며 멸치젓갈을

샀으며 미역과 다시멸치를 구입했다. 의외로 값이

저렴했고 상인들이 덤도 많이 챙겨주었다. 사실은

아내 친구들 익살스런 입담의 흥정이 한 몫을 했다.


대전은 글쎄? 별로였다!

여수를 출발하여 대전역으로 내달렸다. 아내 친구

두 분은 대전역에서 SRT 차표를 예약해 놓았기에

그곳에서 헤어지기로 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가서

역에서 가까운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에서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그렇잖아도 역부근에 두 군데 시장이

있어 번잡한 교통이 짜증스러웠는데 주차 서비스를

한다는 맛집이라고 하여 갔더니 주차장이 없다면서

다시 돌아나가 시장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오란다.

어찌어찌하여 골목에 주차하고 들어갔으나 칼국수

맛은 별로였고 하나뿐인 반찬, 김치는 너무나 매워

국물에 씻어서 먹어야만 했다. 이런 집인데 어떻게

맛집으로 소문이 났을까? 번잡하고 복잡한 역부근

교통체증과 함께 대전시의 이미지가 완전 꽝이었다.

여행의 마지막이 좀 불쾌했지만 어찌되었거나 이번

여행은 뜻깊었고 신나게 즐겁게 잘 마무리를 했다.

참, 여행중에 아짐氏들의 절친한 친구인 한사장이

연락을 하여 친구들이 여행을 나온 것을 알고 곧장

금일봉을 쾌척해주어 대단한 우정들이구나 싶었다.

이렇게 뜻깊은 칠순기념 여행을 잘 마치고 촌부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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