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골살이 이모저모...사흘간의 연휴동안 도시인들로 북적이던 산골집이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이제 촌부도 다시 나름대로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오늘을 시작하려한다. 아무래도 이번 한주도 무척 바쁠 듯하다. 이제 아침으로 내리던 서리도 꼬리를 감췄으니 밭을 갈고 로타리를 쳐서 고추를 비롯한 농작물과 꽃모종들을 내다 심어야 할 것같다. 이른 아침 태평이를 데리고 산책삼아 뒷산 먼곳에 올라가 고사리를 꺾고 참취나물을 제법 뜯고 이제 끝물인 두릅을 조금 꺾어 왔다. 그제 저녁부터 어제 오전까지 내린 단비에 고사리가 꽤나 많이 올라와 정신없이 꺾었더니 제법 많다. 아직 빗물이 남았는지 새벽에 내린 이슬인지는 모르지만 물기가 촉촉한 아침이라 옷깃과 소매자락이 젖는 차가움도 상쾌함이었다. 참취와 끝물 두릅은 오늘 수원에 다니러 가신 장모님을 모시고 처남이 온다니 보내라는 촌부의 말에 흐믓해하는 산골아낙은 금새 고사리를 데쳐 채반에 담아 말린다며 햇볕 잘 드는 장독대에 내놓았다. 어제보니 버섯사에 버섯이 피었다며 가보라기에 가서 보니 표고버섯이 제법 나와 있었다. 며칠후면 햇표고를 딸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촌부의 일과는 눈을 뜨자마자 밖에 나가 앞뜨락을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자고나면 달라지는 모습들을 관찰하기 위함인데 오늘도 둘러보았더니 더덕이 여기저기 쑥~하고 나와 마치 아침인사를 하는 듯했다. 녀석들은 덩쿨식물이라 나뭇가지를 꽂아주거나 가는 줄을 묶어 주었더니 잘도 감는다. 재배더덕이 아니고 산에서 산더덕을 파다가 심어 씨앗을 받아 뿌리거나 자연스레 나온 녀석들이라 여기저기에서 자란다. 종처럼 피어 매달리는 꽃이 예쁘고 귀여운 녀석들이다. 몇년씩 묵은 녀석들이라 캐서 먹기가 아깝지만 간혹 도시에서 지인들이 오면 캐서 대접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름날 삼계탕을 끓일때 산골아낙은 인삼대신 더덕을 캐서 넣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더덕도 삼종류인 사삼이라고 하면서... 듣고보면 맞는 말이다.
어제 저녁무렵 마을아우가 고추모종과 피망모종을 갖다 심어라며 전화를 주어 마실을 다녀왔다. 이제 산골의 들녘은 감자싹이 나고 옥수수, 고추, 양배추를 비롯한 모종들이 밭으로 나와 제자리를 잡고 있다. 농부님들의 바쁜 나날이 시작된 것이다. 농부가 아닌 촌부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지라 저 농작물들이 무럭무럭 잘 자라서 마을분들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 번지기를 마음속으로 바래보았다. 마을아우네 부부는 커다란 비닐하우스에서 피망모종을 심고나서 덥다며 맥주한잔하고 있었는데 가자마자 한잔 따라주었다. 촌부도 바깥일을 하다가 내려가서 그런지 시원한 맛이 좋았다. 그 아우네에만 가면 이것저것 볼 것이 많아 앉아 있을 겨를이 없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런 촌부를 좋아하며 늘 도움을 주는 마을아우부부는 또 뭘 살피냐며 웃었다. 그동안 분양받은 꽃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흰매발톱꽃과 매화나무를 조만간 파서 주겠단다. 내일 올라와 밭을 갈고 로타리를 쳐준다는 말에 고마움을 웃음으로 전하고 올라왔다. 이래저래 도움만 받는 촌부인데 어찌 그 마음에 보답할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