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엄마의 정원
2021년 7월 19일
음력 辛丑年 유월 열흘날
어제는 엄마네 마당에 무성하게 자란 온갖 잡초를
정리하고 흩어져 자란 맥문동을 일일이 뽑아 화단
끝부분에 옮겨 심었다. 지난 봄에 얻어온 이름도
모르는 화초는 노란 꽃이 피었다. Daum 꽃검색에
검색을 해봤으나 전혀 엉뚱한 답이라서 포기했다.
나중에 알아봐야겠다. 뒤늦게 심은 맨드라미는 다
자라기도 전에 꽃몽오리가 서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꽤 오래전 엄마가 집에 계실때 마당에 하도
잡초가 무성하여 허브 '타임'과 '오레가노'를 옮겨
심어놓았다. 마당 전체에 퍼진 타임이 지금은 꽃을
피워 밀원이 되었고 자그마한 벌들이 꿀을 따느라
윙웡 거리고 있다. 꽃은 예쁘게 피었지만 이뻐해야
할 주인이 없다. 엄마 생각에 마음이 울적했다.
집에 계실때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된다. 타임을 옮겨심기 전에 불편하신
무릎으로 잡초를 뽑으시겠다고 거의 주저앉다시피
하시던 모습이 선하다. 운동을 하셔야 한다며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나중에는 안되겠구나 싶어 결국
마당에 허브를 옮겨 심어서 잡초 뽑으시는 수고를
덜게 해드렸다. 꽃기르는 것을 좋아하시기는 해도
집안에 화초를 기르셨을 뿐이고 마당에 있는 것은
그다지 탐탁치않게 생각하셨던 같다. 그래서 거의
큰사위인 촌부가 모든 것을 관리해드리곤 했었다.
마당에서 잡초를 뽑거나 화초들을 관리하고 있으면
나오셔서 무척 좋아하시기는 했다. 물도 내오시고
음료수도 챙겨주시곤 하셨다. 그런데 지금은 집에
계시지 않으니 마음이 허전하다. 비록 지금은 집에
계시진 않지만 계시는 것 처럼 마당의 화초 관리는
소홀함이 없이 챙기고 있다. 촌부가 마당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나오셔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기도 하며
좋아하셨는데... 아침나절 혼자 잡초를 뽑고 있는데
금방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나오시며 "이서방, 꽃을
심는구나? 목마르면 말해! 이따 끝나고 밥먹으러
나가세! 뭐 먹을까? 맛있는 거 먹자! 자네 좋아하는
것으로 먹어!"라고 평소 자주 하셨던 그 말씀을 하실
것만 같았다.
외식을 좋아하셨던 것은 아마 핑계가 아니었을까?
사위가 운전을 하지않으면 바깥 세상 구경을 할 수
없으니 밥먹자면서 외출을 하자고 하신 건 아닐까?
그래서인지 아니면 그때부터 이미 편찮으셨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솔직히 그때는 엄마 마음도 모르고
외식을 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때였고 하루 세끼를 다 회사에서 먹다가 싫증나고
집밥이 먹고 싶어 저녁 한끼는 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런데 엄마는 집에서 하는 식사량이 너무 적었다.
너무 자주, 수시로 외식을 하자고 하셨다. 처음에는
엄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찾아 다녔지만 마음에
안드는 메뉴는 입에도 대지않아 자식인 우리들이
걱정을 했다. 음식점을 찾아서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진부, 대화까지 음식 잘하는 집을 찾아서
다니기도 했다. 솔직히 아내가 가운데서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는 그랬던 그 시간들 마저 많이 그립다.
외식하러 나가며 싫은 내색 하지말았어야 했는데...
엄마의 정원에는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날이들고
있는데 엄마는 이 모습을 알고 계시는지, 보고싶진
않으신지? 이놈의 세상이 코로나 시절이라 면회도
제대로 안되니 더 마음이 아프다. 오늘따라 엄마가
더 많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