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타이밍 기막히는군!
2021년 5월 30일
음력 辛丑年 사월 열아흐렛날
어언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도 이제 막바지, 내일이 말일이다.
흔히들 하는 말, '세월 참 빠르다!'를 실감한다.
뿐만 아니라
8년간의 인생 제2막 회사생활을 접고
삼식이 백수생활을 시작한 것 또한
눈깜짝할 사이에 보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나이가 듦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이미 예고되고 각오를 해서 그런지
인생 제3막에 접어든 지금의 이 생활이
걱정되거나, 겁나거나, 슬프거나, 답답하지 않다.
나 뿐만이 아니고
누구나 한번은 이 시기를 거쳐야 하는 것이라서
좌절할 필요는 없고 현실을 직시해야겠지 싶다.
보름이란 짧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젠 적응이 된다.
아마도 가장 힘든 것은 아내일게다.
아내 또한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무척 긍정적이다.
오히려 지금의 이 시기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대처하며 즐기는 것 같아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40년 세월을 함께하는 동안에
요즘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함께한 일상은 없었다.
아직 '늘그막'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좀 그렇지만
늘그막에 함께 일하고, 함께 즐기는 것이 참 좋다.
공자님께서는 이렇게 말했다.
'늙는다는 것은 죽음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완결해 나가는 것' 이라고...
그래서 '우리의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다' 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늘그막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나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또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주어진 일상에 충실하면 그게 행복이겠지 싶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이 절묘한 시기, 기막히는 타이밍이라고...
아내와 함께 오손도손 젊은 날 맛보지 못했던
살아가는 맛을 새록새록 느끼며 하루하루 잘
익어가는 우리가 되자고...
화제를 바꿔서,
그러고보니까 어제 하루 촌부의 일상은
타이밍이 기가 막혔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벌써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다.
딱히 급한 것은 아니지만 연일 비가 내려서
제대로 할 일을 못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말로는 '공치는 날'이라고 변명하곤 하지만...
옛말에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고 했듯이
이 산골에서는 우후잡초(雨後雜草)이다.
비를 맞고 하루가 다르게 잡초가 무성하다.
그 꼴을 그냥 보고있을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벌써 여러날 시나브로 예초기를 짊어지고 있다.
다른 일과는 달리 늘 조심해야만 하는 일이며
온몸 특히 팔에 무리가 따르는 일이라서 힘들다.
그래서 한꺼번에 하지는 않고 나눠서 하고 있다.
단지가 조금 넓어서 몇 번을 풀베기를 했으나
그리 급하지 않아 남겨둔 몇 군데를 다 깎았다.
1차 풀베기, 예초기 작업을 다 마무리한 것이다.
타이밍이 기가 막힌 것은 작업 마무리를 하자마자
또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이럴땐 별 것 아닌데 뿌듯하고 흐뭇하고 기분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