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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산나물 하는 날

 

2021년 6월 7일 

음력 辛丑年 사월 스무이렛날

 

아침 식사를 하면서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산나물 뜯어서 데쳐 말렸으면 좋겠는데..."

아내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이내 대답을 했다.

"그러세! 산나물 뜯는 것이 뭐 힘드나?"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우리는 시도때도 없이

이야기를 꽤나 많이 나누는 편이다. 다른 부부들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산골이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시시콜콜한 것부터 시작해

꽤 많은 대화를 자주 나누는 편이다.

 

아내는 해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산나물을 뜯어

데쳐 햇볕에 말려서 갈무리 해놓고 연중 먹고싶은

때 언제든지 식탁에 올린다. 특히 아내는 고기보다

생선을, 생선보다는 나물을 더 좋아하는 식성이다.

그래서 산골살이를 하면서부터 산나물은 떨어지지

않는 편이다. 한동안은 산나물을 뜯으면 말리는 것

보다 데쳐서 냉동을 시켜두곤 했다. 그러나 냉동을

시켜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 냉동고가 하나 있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보관해 많은 양의 산나물을 보관

한다는 것은 용량에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해 전부터는 일부는 냉동을 시켜서 보관을 하고

나머지 많은 양은 데쳐 말려 소위 말 하는 묵나물을

만들어 보관을 한다.

 

우리는 남들과 달리 산나물 뜯는 것은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남들은 산에 올라가서 산나물을 뜯지만

우리는 단지에서 산나물 뜯는 것을 해결한다. 단지

곳곳이 다 나물밭이다. 오래전 산에 올라가 군락지

곳곳에서 종류별로 조금씩 캐다 심었고 자연스레

씨앗이 떨어져 자연 번식이 되었다. 바람에 씨앗이

날아가 사방에 퍼져 어떤 나물은 너무 많이 번식이

되어 뽑아내기도 한다. 그 중에 곤달비와 곤드레는

반장님댁 사모님께서 오래전에 여러 포기를 주셔서

번식을 시켜 지금은 상당히 많이 퍼져있다. 그러나

고사리는 약 5분 거리에 있는 뒷산으로 올라가서

채취를 해온다. 고사리는 종근을 구해 심어봤지만

적응을 못하는지 번식이 잘 안되어 포기를 했다.

우리 단지에 자라고 있는 나물을 살펴보면 꽤 많다.

 

아내와 함께 단지를 돌면서 곤달비, 곤드레, 참취,

개미취 나물을 뜯어와 데쳐 햇볕에 말렸다. 엊그제

꺾어온 고사리도 마찬가지로 데쳐 널었다. 어제는

햇볕이 좋아 나물을 말리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이렇게 말린 산나물은 카페 통창안에서 하루 이틀

더 말린 다음 갈무리를 해놓는다. 요즘은 먹고싶을

때마다 잠시 나가 한번 먹을 만큼씩 뜯어다 먹으면

된다. 단지가 말 그대로 자연마트인 셈이다. 초봄에

냉이, 달래, 민들레부터 시작하여 두릅, 엄나무순,

오가피순, 질경이, 돌나물, 잔대새순에 이어 참취,

곤드레, 곤달비, 개미취, 고사리, 머위와 같은 온갖

산나물을 순서대로 손쉽게 산나물을 뜯어 먹을 수

있는 것은 산골살이 특혜이며 우리의 자랑거리가

아닌가 싶다. 가끔씩 산나물을 채반에 담아 햇볕에

말려둔 정경을 보면 참으로 정겹고 너무나 좋다.

우리가 기른 것은 아니지만 우리 단지에서 자라는

각종 나물을 우리 손으로 채취하여 데쳐 말렸다가

년중 향긋한 산나물을 먹을 수 있음이라서 너무나

흐뭇하고 뿌듯하기까지 하다.20210607_01564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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