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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가을 햇볕이 좋은 날


9월 14일, 음력 庚子年 칠월 스무이렛날

먼산은 물론 앞산, 뒷산도 보이지않을 정도로 뿌옇게

끼었던 안개가 일순간에 사라졌다. 동녘에 떠오르는

햇살의 기운 때문이다. 아마도 해가 떠오르면서 짙은

안개에게 이러지 않았을까 싶다. (엉뚱한 촌부 추측)

"네 이놈! 어서 비키지 못할까! 확~말려버릴까 보다!"

라는 말에 안개는 그만 줄행랑을 쳤다는 썰이 있다.

아재 개그도 아니고 썰렁한 이야기로 오늘을 시작해

본다. 짙은 안개가 사라지고 구름 사이로 고개 내미는

햇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늘 아래 땅에서

살고있는 우리네 사람은 물론이고 말 못하는 동물도,

산천초목들도 모두 다 햇살을 반겼을 것이다. 


눈부신 아침 햇살이 좋아 앞뜨락에 나갔다. 어느새

여름꽃과 가을꽃이 서로 어우러져 사이좋게 보인다.

모처럼 나온 햇살도 웃으며 녀석들에게 비춰주면서

실컷 광합성 작용을 하여 예쁜 꽃도 피우고 더불어

열매도 맺고 씨앗도 품으라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름다운 자연의 보기좋은 모습이다. 개울 건너편의

낙엽송 숲속에 깊숙히 햇살이 헤집고 들었다. 잦은

비에 축축했던 부엽토 안에서 자라고 있을 미생물이

햇살을 반기지 않았을까 싶다. 튼실한 나무를 키워

튼튼한, 건강한 숲을 만들게 하는 햇살의 배려겠지?


아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과꽃 두 종류가 활짝 피어서

예쁘게 절정을 이루고 있다. 도시에 사시는 아내의 

절친한 친구분도 이 과꽃을 엄청시리 좋아하신단다.

이 아줌마들은 꽃말을 알고 그러시나? 과꽃 꽃말은

'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보다도 믿음직하고 깊다,

믿음직한 사랑, 믿는 마음, 추억, 순결, 순정' 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까 이 두 아줌마들 지아비를 엄청

믿고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구나. 예로부터

전해오는 옛말은 틀린 말이 없는 것 같다.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했던가?

모두 마음씨 착하고 남편 사랑이 지극한 분들이라서

50년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정을 지켜오고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예쁜 과꽃을 닮았구나 싶다. 과꽃이

활짝 핀 초가을 햇볕이 좋은 날에 성님들을 대신하여

아내의 친구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가을 햇볕은 좋은데 비해 촌부의 마음은 좀 무겁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3~5월 상반기에 이어

또다시 오늘부터 10일간의 무급휴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충 분담의 차원이라 어쩔 도리가 없긴

하지만 코로나19 재창궐의 원인 제공을 한 8.15

광화문 집회 소동을 일으킨 전모시긴가 하는 놈과

태극기와 국민들을 모독하는 태극기 부대라고 하는

미친자들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밉다. 지금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힘든 시기다. 수입이 줄어들긴 해도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모두 안정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이 정도 고통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열흘간의 계획을 잘 세워서 무급휴가를

상쇄할 수 있는 보람찬 일을 해야 할텐데 뭘 하지?IMG_20200914_1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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