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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71016_1.jpg : 촌부의 단상-고추 따서 말리고, 고들빼기 김치 담그고...IMG_20171015_5.jpg : 촌부의 단상-고추 따서 말리고, 고들빼기 김치 담그고...IMG_20171015_4.jpg : 촌부의 단상-고추 따서 말리고, 고들빼기 김치 담그고...[촌부의 단상]
고추 따서 말리고, 고들빼기 김치 담그고...

어느새 10월도 중순, 찬바람 불고 서리까지 내린다.
산골의 가을은 이렇게 금새 지나가려고 채비를 하고
있나보다. 좋은 계절, 단풍의 계절, 수확의 계절인데
채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떠나려고 하면 서운할 것만
같은데... 촌부에게는 가을을 만끽하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사치일 수도 있겠구나 싶다. 앞으로 입동 무렵
까지는 해야할 일들이 여러가지 기다리고 있으니까...
일일이 나열한 필요는 없겠지만 다음달 11월 7일이
입동이니까 불과 20여일 동안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촌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 일들은 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 것이라 다른 여느 일처럼 미리미리
할 수가 없으니 마음도 바쁠 뿐더러 몸도 바쁘게 된다.

서리까지 내리는 이 때에 고추밭에는 고추가 빨갛게
많이 익어 주렁주렁이다. 이 일 저 일 하다보니 미처
고추를 따는 것은 자꾸 뒷전이다. 고추나무의 가지가
무성하여 양쪽으로 서로 뒤엉켜 서서는 따기가 꽤나
어렵다. 그러니 거의 밭고랑을 기다시피 하면서 따야
한다. 쪼그려않아 따려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
그래도 주렁주렁 달린 고추를 따는 그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따곤 한다. 아내도 돕겠다며 나와 거들어 주며
이 고추는 말려서 고추장을 담글 고춧가루로 쓴단다.
한참을 따다보니 땅거미가 지는 줄도 모르고 일했다.
일반고추 한 박스, 청양고추 한 박스 가득이다. 꽤나
무거워서 손수레까지 동원하여 카페로 나르고 나니
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요즘은
해가 많이 짧아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어쩌겠는가? 이제 이 고추를 말리는 것은 아내
몫이다. 아침에 바깥의 데크에 내다 널었다가 저녁에
다시 안으로 들여놓는 일을 며칠동안 반복하게 된다.
아내는 이 고추말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로지 가을햇볕에 의존하여 말리기에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태양초라면서...

바쁜 일 하고는 상관은 없지만 아주 가끔 아내를 돕는
일을 한번씩 하곤 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아내가
맛김치를 담근다. 정작 아내 본인은 썩 즐기진 않지만
남편이 좋아한다고 다듬는 것이 힘든 것도 마다않고
한 해도 거르지않는 것이 고들빼기 김치담그기이다.
올가을에 벌써 두 번째 고들빼기 김치를 담근 것이다.
사포닌이 풍부하여 면역력에 좋은 효능을 갖고 있는
고들빼기는 쌉쌀한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입맛을
돋구는 밥도둑이다. 추석전 장에서 고들빼기를 사와
담근 것은 긴 연휴동안 식구들이 와서 함께 식사하며
먹다보니 동이 났다. 겨울동안 먹을 고들빼기 김치를
담가야 한다며 장에서 좋은 것을 고르고 골라서 몇 단
사왔다.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잔뿌리에 묻은 흙까지
깨끗하게 다듬고 씻어놓았다. 버무리는 것은 촌부의
몫이다. 모든 것을 아내의 지휘에 따라 그저 이리저리
골고루 양념이 배이도록 버무리는 일은 촌부도 제법
잘한다. 이 고들빼기 김치는 바로 먹어도 좋지만 푹
삭으면 더 맛있다. 아내 덕분에 올겨울에도 밥을 많이
먹게 생겼는걸... 참, 아내가 내년부터는 고들빼기를
우리밭에 심어 우리 손으로 길러보자고 한다. 마을에
가서 좀 알아보고 나서 반장님댁이나 마을형님댁에서
고들빼기 씨앗을 좀 얻어와야겠다.
Atachment
첨부 '3'
  • 안종문 2017.10.16 11:52

    정말 맛있겠네~,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묻어있고....

    다함께 건강하게 잘 삽시다.

  • 뽀식이 2017.10.17 22:21
    맛있다네. 밥도둑...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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