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소소한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
아무런 연고도 없이 이곳 산골에 흘러들어
터전을 잡고 16년째 정붙여 살아오고 있다.
마을의 원주민들과의 원만한 교류를 한 것이
그나마 지금에 이르기까지 큰 도움이 되었고
오히려 몇몇 집은 거의 형제처럼 친척들처럼
그렇게 지내고 있다. 도시에서 살던 수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한답시고 꿈에 부풀어
예쁘게 집을 짓고 아름답게 정원을 꾸며가며
시골에 내려가 살다가 몇해를 못견디고 다시
도시로 백업한다는 매스컴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나름의 사연들이야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원인이 마을 원주민들과 원만하게 교류를
못하고 갈등을 빚은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
"When in Rome, do asRomans do!"
라는 말이 왜 생겨났겠는가? 도시에서 살던
그대로 시골에서 산다는 것은 아마도 실패의
원인이 되리라 생각된다. 그 고장, 그 마을의
나름대로 오랫동안 지켜 내려오는 풍습이나
관습에 적응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매스컴이 발달한 세상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최소한 고등교육을 받아서
옛날처럼 무지한 요즘 시골사람들이 아니다.
그런면에서 과거의 습관은 버리고 이웃들과
원만하게 어울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아무리 무지한 사람이라고
해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밷는다'는 속담처럼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는데 거부하겠는가?
결국 우리네 삶은 스스로가 할 탓이 아닐까?
우리에게는 고마운 이웃들이 있기도 하지만
산골살이에 보다 더 큰 힘이 되는 것이라면
일가친척이 두집이나 같은 마을에 내려와서
산다는 것이다. 큰처남댁과 큰처남댁 조카가
오래전 촌부의 소개로 좋은 위치에다 적당한
땅을 매입하여 집을 짓고서 겨울철을 제외한
농사철에는 주로 이곳에 내려와서 생활한다.
요즘 유행하는 Second House인 셈이다.
특히 큰처남댁 형수님은 심성이 워낙 고우신
분이시라서 서로 자주 왔다갔다하며 지낸다.
엊그제 비가 내리던 날 저녁을 하자고 하여
장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왔다. 예전부터 촌부는 형수님 음식에
매료된 펜이다. 식사후 진한 커피한잔 들고
데크에 앉아서 저멀리 보이는 먼산에 구름이
걸쳐진 풍광에 커피맛은 더 좋았다. 더구나
비가 부슬거리며 내리는 날, 이른 저녁무렵
내려다보이는 산골의 경치는 한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보다 더 운치가 있어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