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와 이리도 바뿌노?
소나기가 내릴듯 말듯 마치 촌부를 약올리는
그런 어제의 날씨였다. 결국 촌부의 바람은
들어주지를 않은 하늘이었다. 좀 내려주지...
비를 기다리는 마음은 접어두고 해야할 일은
해야겠기에 옆집에 연락하여 함께 진입로의
양쪽에 무성한 풀을 베기로 하였다. 전화를
했더니 오후에 하잖다. 그러기로 하고나서
무얼할까 망설이다가 뚱딴지(돼지감자)밭에
지지대를 세우고 줄 묶어주는 일을 하였다.
워낙 키가 큰 녀석들이라 비바람 불게 되면
자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거의
일을 마칠 무렵에 아내가 나와 장에 가자고
했다. 5일마다 서는 봉평장날이라 이것저것
사야할 생필품이 많단다. 진부에도 다녀오자
하여 가는 길에 큰처남댁에 들려 형수님도
모시고 나갔더니 점심을 사시겠단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이 모여 운영하는 보리밥집에
들려 비빔밥을 먹었는데 모처럼 맛있게 잘
먹었다. 봉평장에 들려 장을 보고 오는 길에
큰처남댁에 들려 차한잔하고 그동안 밭에다
농사지은 것을 둘러보았다. 형수님이 농사를
참으로 알뜰하게 잘 지었다. 적잖은 밭에다
이것저것 종류도 다양하게 많이도 심었으며
기르는 것도 정성을 다하셔서 그런지 아주
잘 자라고 있었다. 머잖아 70세를 바라보는
연세에도 고생을 마다하고 농사를 지으시는
그 열정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놀다가 저녁이나 함께 하자며 모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고사리밭이 있는 뒷산에
형수님과 아내와 함께 올라가 고사리를 꺾어
형수님께 모두 드렸다. 옆집과 진입로 풀을
베기로 한 시간이 되어 예초기를 메고 집을
나섰다. 길 양쪽을 한쪽씩 맡아서 무성하게
자란 풀을 깎았다. 다 깎고 길바닥에 흩어진
풀을 다 치우고나니 어찌나 깔끔하고 좋은지
모르겠다. 기왕 내친김에 카페와 커플룸주변
풀도 깎고나서 지난 늦가을에 치웠어야 했던
주차장을 모두 쓸었다. 지금껏 바닥에 잔뜩
쌓여있던 낙엽송 잎파리를 치우고 나니 이
또한 깔끔하게 정리되어 개운하고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 미뤄 두었던 일을 뒤늦게서야
잘했다고 자화자찬하는 게으른 촌부...ㅎㅎ
해가 질무렵 집으로 들어오며 하루가 너무나
힘들고 바쁘게 빨리 지나갔구나 싶었으나
마음은 가볍고 기분은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