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단비가 내렸지만...
어제 저녁무렵부터 비가 내렸다. 비라고 해야 거의 흙먼지를 잠재울 정도였다. 자정무렵에 제법 거세게 후두둑거리더니 그나마 촉촉한 아침을 맞았다. 욕심이 너무 과한 촌부인지는 모르지만 조금 더 내렸으면 좋겠는데... 예보에는 오늘 오후까지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지금은 잔뜩 흐리기만 하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 그나마 가뭄으로 바짝 메말라 흙먼지가 풀풀 날리던 땅을 촉촉히 젖게 해주어 다행이다. 빗물을 머금은 나무들도 더 녹색이 짙어진 것같고 투명한 구슬처럼 풀잎에 맺힌 빗물이 정겹게 눈에 들어온다. 밭에서 비를 기다리던 농작물들도 생기가 도는 느낌이다. 반갑고 고맙다. 흡족하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이 정도라도 단비를 내려준 하늘에 감사해야겠지?
어제는 간만에 당일치기 도시로의 외출을 하고 왔다. 아들녀석이 일 때문에 집에 내려올 시간이 없으니 우리부부가 녀석에게 필요한 것들을 챙겨다 주었다. 모처럼 세식구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다. 사는 것이 뭔지 원? 하루빨리 녀석이 가정을 꾸렸으면 좋으련만...
집일도 바쁘지만 기왕 오랫만에 외출을 하였으니 아우네 사업장에 들려 얼굴도 보고 차한잔 나누고 왔다. 경기가 안좋아 많이 힘은 들지만 그나마 잘 꾸려가고 있다니 다행이다. 얼마전 사무실을 확장하였다고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모언론사에서 취재를 나온다고 하여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그런대로 잘하고 있어 흐믓하다.
다음 방문지는 아내의 죽마고우... 어려서부터 삼총사가 허물없이 지내고 있는 친구들이다.한 친구는 일이 바쁘단다. 아우네 사업장에서 얼마 거리가 안되는 곳이라 금방 도착하였다. 참으로 열심히 사는 친구,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 만나면 이야기꽃이 만발하여 시간가는줄 모르는 친구... 아내의 친구지만 오히려 촌부하고 더 허물없는 두 친구이다. 우리가 산골로 오면서 자주 못만나는 것이라 늘 아내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미안한 촌부다. 친구의 사업장부근 아파트 울타리에는 빨간 넝쿨장미가 예쁘게 피어 있었다. 꽃이라고는 거의 야생화만을 보다가 도시에서 장미꽃을 보는 것도 반가워서 한컷 찍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