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 마을 대동회
2025년 12월 21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초이튿날
어제는 마치 봄날과 같은 날씨였다.
영상의 기온에 하루종일 겨울비가 추적거렸다.
많이 내린 비는 아니지만 마치 봄날 내리는 비
같았다. 한동안 뚜껑에 눈을 이고 있던 장독대,
겨울비에 샤워를 한 듯 말끔하게 씻겨 반질반질
윤이 난다. 이상 기후의 모습이었다고 할까?
그랬는데,
오늘 아침은 사뭇 다른 모습의 하루가 시작된다.
기온은 영하 6도, 살랑거리는 바람에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쯤 된다고 한다. 하루사이에 두 계절이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다. 올겨울은 정말 이례적인
날씨의 변화가 이어진다. 여느해 이맘때와는 달리
극심한 추위가 없음이라 좋긴 하지만 마냥 좋다고
할 수 만은 없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제는 산골 마을의 2025년 대동회가 있었다.
도시와는 달리 시골에서는 이맘때 한해를 보내며
마을 살림살이 결산과 다음해 계획을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는 모임을 갖는다. 대동회는
'한 마을의 운영과 대소사를 주관하는 촌락 단위의
자치 조직'이다. 우리 마을도 이장, 총무를 선출해
운영을 하고, 하부조직으로 5개 반에서는 반장을
뽑아 마을 임원회의를 구성하여 운영을 하고 있다.
또한 노인회와 부녀회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한다.
4군데 골짜기로 이루어진 우리 마을은 180여세대,
한동안 외지에서 이주한 주민이 많아졌다. 25년전
우리가 이곳에 왔을 땐 60여 세대가 살고 있었다.
그땐 인구소멸지역이었으나 꾸준히 세대와 주민이
늘어 지금은 원주민 보다도 이주민이 훨씬 더 많다.
그러다보니 평온했던 산골 마을이 점점 더 잡음이
많이 일고 있다. 마을의 발전을 위한 잡음이라면
좋겠지만 이기적인 면으로 흐르는 것이라 안타깝다.
마을 단합을 위한 일에는 나몰라라 하면서 바라는
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
젊은(61세) 이장의 열성과 열정에 주민들 모두가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보며 한가닥 밝은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회의를 마치고 평창한우마을에
다함께 다시 모여 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술도 한잔씩 나누었고 선물까지 받아왔다.
이렇게 우리 부부는 25년째 마을 대동회 참석을
했다. 원주민들이 그랬다. "25년째 우리 마을에
살고 있으니 이제는 원주민이더래요. 원주민..."
하긴 전체 주민 중에 서열을 매긴다면 이젠 앞쪽,
꽤 고참 축에 드니까 그럴만도 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