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박한 생일케익...어제 음력 팔월 열아흐렛날은 집에서 지내는 촌부의 생일이었다. 아침에 미역국을 먹고 저녁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함께 식사를 하였다. 명절밑이라 산골아낙은 추석명절 남은 음식을 재활용하여 전혀 색다른 음식으로 재탄생시켰는데 모양도 특이하고 맛도 있었다. 촌부의 생일상은 지금껏 추석 명절음식의 연속인데 대를 이어 오고 있다. 어려서는 할머님께서 그러셨고 결혼전까지는 어머님께서 조금 변형시킨 음식으로 차려주시더니 결혼후부터는 아내가 조금씩 업그레이드시킨 음식으로 차려주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또다른 특별함으로 촌부를 즐겁게 해준 산골아낙이 고맙고 또 고맙다. 이 특별함도 비록 재료가 재활용이었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생일케익이라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냉동시켜두었던 카스테라에다 딸기쨈을 바르고 생크림으로 거품을 내서 겉을 하얗게 만들고 나서 복숭아와 사과를 졸여 토핑을 얹고 단호박 씨앗을 볶아 놓은 것으로 글씨를 새겨 놓으니 그럴듯한 케익이 완성되었다. 양초는 쉰여덟개가 아닌 단 한개를 꽂았다. 왜 한개일까? 산골에서는 구할 수도 없을 뿐더러 보관해 두었던 양초를 재활용 하였는데 늘 한마음으로 살자는 뜻이란다. 누가 들으면 팔불출이라고 하겠지만 산골아낙의 그 마음이 고맙고 감동이다. 촛불을 불기전 축하노래를 부른다. "생일 축하합니다~ 못난이 영감탱이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비록 볼품없는 소박한 생일케익이지만 그 어떤 케익보다 더 값지고 멋있고 예쁘고 맛있으며, 산골아낙의 정성과 마음을 녹여 만든 깊은 사랑의 의미가 듬뿍 담긴 케익이라 촌부의 마음은 부푼 에드벌룬처럼 한껏 부풀었고 뿌듯함으로 날아갈 듯한 생일이었다.
사랑엔 거시기가 엄고 저시기란다. 뽀스기 반에 반이라도 되야 봤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