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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늘 오늘만 같아라!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팔월 열엿샛날


새벽녘에 예보에도 없던 

가을비가 잠시 추적거리며 내렸다.

추석날 내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영상 11도, 쌀쌀한 기운마저 감도는

촉촉한 산골의 아침을 맞이한다.


모처럼 북적이던 단지가 

쓸쓸한 느낌이 드는 적막강산이다.

추석명절 쇠러온 식구들로 하루종일

떠들썩하여 사람사는 것 같아 좋았다.

너무 짧은 만남과 기쁨이었다고 할까?


추석날 아침,

아내는 차례상 준비로 안에서 분주했고

촌부는 밖에서 식구들 맞이를 한답시고

마당쓸기를 시작으로 나름 꽤나 바빴다.

별일 아닌데 설레이는 마음이었나 보다.


식구들 오면 나눠 줘야겠다고

이른 아침부터 호박밭을 뒤지고 다녔고

비록 뿌리에 병이 생겼지만 잎은 먹을 수

있다며 아우들에게 배추도 나눠줄 생각에

잔뜩 뽑아서 하나하나 잘 다듬어 놓았다.


일찌감치 아침에 온 작은조카를 시작으로

차례를 지낸  오전에는 영주에서 막내네가

조카 딸내미와 함께 올라와 시끌벅적했다.

자동차가 많이 밀려 마지막으로 도착을 한

처남댁과 큰조카를 끝으로 모두 다 모였다.


이렇게 한 자리에 다 모여보기는 처음이다.

식구라고 해봐야 11명 밖에 안되지만 다들

곳곳에 흩어져 살고 하는 일이 제각각이라

이렇게 완전체로 모인다는 것이 참 어렵다.

모처럼 다 모이게 되어 너무 감격스러웠다.


어제 추석날 산골 카페 '날으는 구름섬'에도

주차장이 복잡할 정도로 손님들로 꽉 채워

근래 보기드문 기록적인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느 손님께서 하신 말이 재밌고 감사하다.

"우와~ 

 이 산골에 이렇게 멋진 카페가 있었네!"


아내와 처제들과 처남댁이 함께 준비를 한

먹음직스런 진수성찬으로 간만에 완전체가

된 산골가족들 저녁식사는 그야말로 즐겁고

멋진 시간이었다. 2차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

둘째네 결혼기념일과 다가오는 촌부의 생일

잔치를 겸해 다시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밤하늘에는 한가위 보름달이 밝게 둥실둥실,

카페에는 산골가족들 웃음소리가 시끌벅적,

많이 웃고 떠들며 즐기다보니 밤이 이슥했다.

다시 헤어져야만 하는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별것 아니지만 모두에게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서 보냈다. 뿌듯한 마음으로...


어젯밤 우리의 모습, 우리의 마음은

마치 부모님께서 집에 다니러 왔던 자식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지던 바로 그 마음,

분명 어젯밤 우리 마음이 그런 것이지 싶었다.

식구들 보내고 올라오는 길, 둥근 보름달 보며

"늘 오늘만 같아라!" 라고 혼자 중얼거렸다.Picsart_23-09-30_05-38-24-980.jpgPicsart_23-09-30_05-34-23-782.jpgPicsart_23-09-30_05-30-46-541.jpgPicsart_23-09-30_05-25-19-081.jpgPicsart_23-09-30_05-23-35-281.jpgPicsart_23-09-30_05-15-39-46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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