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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텃밭농사 이야기를 하다보니... 

 

2021년 8월 9일 월요일

음력 辛丑年 칠월 초이튿날

 

아침, 저녁으로 공기가 심상찮다. 피부로 느낄 만큼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입추가 지나서 일까? 계절은

소리도 없고 소문도 없이 찾아오게 마련인가 싶다. 

불과 얼마전까지 여기저기 사방에서 푹푹 찌는 듯한

더위에 지쳐 폭염이라 지겹고 열대야라서 힘겹다고

아우성이었는데... 맞다! 계절의 변화, 기후의 변화는

그 누구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다. 특히 소나기에

대한 예측은 기상관측을 하고 예보를 하는 곳에서도

어긋나가고 빗나가는 것이 아닐까? 요며칠 예보에

소나기 소식이 자주 있었으나 빈번히 시간대도 맞지

않았고 아예 내리지도 않기도 했고 예보에도 없었던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지기도 했다. 느닷없이 내리는

것이 소나기라서 그런가? 낮에 내릴 것이라고 했던

비가 늦은 밤에 바람을 동반하여 내리더니 아침에는

잔뜩 흐림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또 이슬비가 내려

밭에 있다가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어제 쪽파와 무우 씨앗을 파종한 후에 비가 내려서

제대로 시기를 맞춘 것 같다. 

 

새로 일군 밭에 멀칭을 하고나서 쪽파, 무우 씨앗을

파종했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새로 일군 밭이라

혹시나 몰라서 일찌감치 서둘러 씨앗을 뿌려보았다.

주로 봄, 여름 채소를 수확하고 난 밭에 가을채소를

심는다. 올해도 오는 8월 중순경에 그럴 예정이다.

김장용 배추는 모종으로 심고 무우, 총각무, 청갓은

씨앗을 파종하려고 한다. 새롭게 일군 밭이 생겨서

여유가 있다. 아내는 힘드니까 우리가 자급자족을 

할 정도만 심자고 한다. 하지만 있는 밭을 놀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농사는 내 뜻대로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기왕 있는 밭이니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려 여유가 되면 나눔을 할까 싶다. 아우들에게도

나눠주고 더 여유가 되면 지인들과도 나눔을 하면

되니까 말이다. 몇몇 친구들 하는 말마따나 백수가

아니고 직업이 농부로 바뀌었으니 제대로 농사짓는

것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져야만 하지않을까

싶다. 하긴 불과 얼마전 지난 봄까지 회사를 다니며

지금 하는 일을 별다른 무리없이 했던 이력이 있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촌부의 직업은

농부라고 해도 되겠지? 겨우 텃밭농사로 자급자족

하는 것에 만족하는 소박하고 가난한 농부...

 

올해는 단호박 농사가 지금 상태로 봐서 괜찮을 것

같다. 반장님께서 모종을 주셔서 몇 그루 심었는데

어찌나 덩굴이 잘 뻗으며 잘 자라는지 너무 재밌다.

지금 열려 익고 있는 단호박을 다 수확하게 된다면

제법 많은 양이 될 것이다. 지금껏 몇 해 단호박을

심어봤지만 재미를 못봤다. 단단하게 잘 익었구나

싶어 쪼개보면 덜 익은 있는가 하면 속안에 벌레가

생긴 것이 있어 버리곤 했다. 솔직히 건진 것이 몇

개가 안된다. 올해는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있게 잘

관리를 하고 있다. 호박덩굴이 그물망을 타고 뻗어

가면서 단호박이 열렸다. 바닥에 있는 것은 자리를

잘 잡고 있으나 덩굴이 그물망을 타고 뻗어가면서

열려 매달려 있는 녀석들은 무게를 못이겨 떨어질

염려가 있어 많이 불안하여 양파망을 씌워놓았다.

자칫 잘못하여 꼭지가 떨어지면 상하여 못쓰게 될

것은 뻔하기 때문에 생각해낸 궁여지책이다. 미리

방지한다는 생각에 그물망을 씌워 기르는 것인데

그런대로 괜찮은 생각이 아닌가 싶다. 농사를 짓는

방법도 가지가지구나 싶다. 농사를 잘 모르는 도시

사람들은 그저 모종을 심고 씨앗을 뿌려놓으면 다

되는 것으로 알고 농사가 쉬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촌부도 도시에 살던 때는 그랬으니까 말이다.

 

농업은 자연의 힘에 의존하여 자원을 채취한다고

하여 가장 생산성이 낮은 1차 산업으로 분류하고는

있지만 요즘은 많은 농업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것 같다. 바로 6차 산업이

그것이다. 농업이 자연에 의존해 자원 채취를 하는

1차 산업의 틀을 벗어나 2차 가공산업과 결합하고

또한 3차 산업인 서비스산업과 융합해 이 세 가지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산업으로 발전해 가는

추세라고 한다. 촌부와 같이 겨우 텃밭농사를 짓는

사람들이야 이런 6차 산업은 언감생심이지만 젊은

농부들의 톡톡 튀는 기발한 농사 아이디어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아직도 농업을, 농사를 너무 우습게 알고

업신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너무 안타깝고

조금 심하게 말하면 한심스럽다. 우리의 기본적인

먹거리는 무엇이며 어디서 누가 만드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아마 그 사람들은 '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 되는 중요한 일'이라고 하여 일컫는 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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