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연말 분위기 살리는 눈인가?
12월 27일, 음력 12월 섣달 초이튿날
이른 아침이 꽤나 춥다.
오르락내리락 널뛰기를 하는 기온 덕분(?)이며,
종잡을 수없는 변덕스런 날씨탓이 아닐까 싶다.
어제는 눈이 내리려고 그랬는지 영하 영하 3도에
머무르더니 오늘은 영하 12도까지 똑 떨어졌다.
어제는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올겨울들어 가장 많이 내린 눈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3일 내린데 이어 어제는 더 많이 내린 것이다.
촌부가 겨울이 겨울답지않게 너무 포근하다고 했고
계절이 계절답지않게 눈이 너무 적게 내린다고 하며
입방정을 떨어더니 그 말을 하늘이 들었구나 싶다.
눈을 잔뜩 쏟아놓고 연이어 한파로 덮치기를 하니 원...
자연의 이치, 자연의 뜻인 것을 어쩌랴?
이번에는 못해도 10cm 이상 내린 눈이 아닌가 싶다.
어제 저녁무렵 아내가 숨을 헉헉거리며 전화를 했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제설작업을 하느라 힘이 들어서
그런다며, 아무래도 자동차를 두고 왔으면 좋겠다고...
아니나 다를까? 큰 도로에서 다리를 건너와서 봤더니
진입로는 눈을 치우지않고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길은 아내가 고생고생 눈을 치워 괜찮았는데...
올해도 여전히 아랫쪽 도시에서 온 인간들은 치우지
않고 그냥 두었다. 그 위험한 눈길을 그냥 차를 몰고
다니는 꼬락서니가 너무 보기싫고 얄밉기까지 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러니 마을분들이 외지 것들
외지 것들이라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우리야 이제
무려 20년이 되었으니 그런 말은 듣지는 않는다.
눈을 치우지 않고 밟아놓아 미끄러운 눈길을 걸어서
올라오며 욕이라도 한 바가지 해주고 싶은 심정으로
집으로 올라왔다. 저녁무렵에 눈이 그쳤지만 옆집과
함께 사용하는 우리 길은 깔끔했다. 늦은 시간이라서
주차장 반은 눈을 치우지 못했다는 아내는 엄청 고생
했을 것 같았다. 진입로와 주차장 반쯤, 중앙통로의
눈을 혼자서 모두 치웠으니 말이다. 저녁을 먹자마자
아내는 피곤에 쩔어서 그냥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아무래도 눈을 치우긴 했지만 밤새 기온이 꽤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마음에 걸렸다. 그냥 놔두면
밤새 얼어붙을 것 같았고 치우다 둔 주차장의 눈은
아내가 또 치워야 할 것 같아 아내가 잠시 눈을 붙인
사이에 내려가 염화칼슘을 뿌려놓고 주차장의 눈을
모두 치우고 올라왔다. 겨울밤이지만 한 시간반쯤의
작업으로 인하여 온몸은 땀범벅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마음은 가볍고 뿌듯했다. 이제 아내도 적잖은
나이가 아닌데 겨울이면 힘든 제설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아녀자의 몸인데 말이다. 그래서 가능한
촌부가 하려고 하지만 어디 눈이 집에 있는 날만 내려
주겠는가? 그러니 아내가 고생이다.
늦은 밤,
잠에서 깬 아내가 고생했노라며
맥주 한 캔과 쥐포를 안주로 구워다 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눈내린 겨울밤을 보냈다.
눈이 내려 치우느라 힘들었지만 좋게 생각하자고 했다.
엊그제 내린 눈은 크리스마스 축하의 눈이었고
어제 내린 눈은 연말 분위기를 살리는 눈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