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러쿵저러쿵 TV 보던 이야기
6월 5일, 음력 오월 초사흗날
새벽까지 축구중계를 보느라 잠을 설쳤더니 찌푸둥
하다. 그래도 일본을 이긴 것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밤잠을 설쳤으니 오늘 고생 좀 하겠지?.
어제 원주에 다녀왔는데 기온이 무려 영상 34도까지
치솟아 여름 같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와 함께
밭에 나가 더위에 지친 채소들에게 물을 흠뻑 주었다.
모레 금요일 비소식이 있다. 흡족하게 내려서 가뭄이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여전히 더우려나 보다.
그래도 다른 고장보다는 괜찮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아침 기온이 어제와 같은 영상 9도로 시작한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2019 U-20 월드컵 축구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새벽까지 잠을
자지않고 TV를 시청한 보람을 느낀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어준 우리 대한민국 젊은 선수들에게 축하와
더불어 열렬한 찬사의 박수를 보낸다. 참 수고많았다.
전반전에 일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듯하여 잠이나
청할까 하다가 그래도 기왕 응원했는데 포기를 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계속 시청한 것은 잘했구나 싶다.
그런데 일본을 이기면 왜 기분이 더 좋을까?
TV를 보던 이야기 하나 더,
아카시아꽃 튀김 먹던 날에...
아내가 정성껏 튀겨준 아카시아꽃 튀김에 시원한 맥주
한 캔을 작은 맥주잔에다 세 번에 나눠서 따라 마셨다.
때마침 TV 화면에 아버지와 아들이 포장마차에 앉아
정답게 이야기 나누며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
말은 안했지만 내심 그 모습이 부러웠다. 그리고 나와
아들을 그 모습에 오버랩 시켜보았다. "글쎄? 아니야!
우리 부자에게 저런 모습은 없었어! 부럽다. 많이..."
이렇게 혼자 머리속에 그림을 그렸다 지우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소리없이 혼잣말로... 그 장면이 지나고
다시 튀김에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대뜸 아내가 하는
말, "당신은 참 복이 없는 사람이야! 그치?" 라고 했다.
"무슨 말이야? 내가 왜 복이 없어? 이렇게 당신이 잘
챙겨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라고 했더니
눈치가 100단이라서 TV속으로 빨려들어 가듯 한참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촌부의 모습을 보고 눈치를
챘던 것 같다. "아까 부자가 함께 소주 마시는 걸 한참
보는 당신 모습이 엄청 부러워 하는 것 같던데..."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연애시절을 포함해 45년을
함께하다 보니 이젠 척하면 착이라서 뭐라 부인할 수
없다. 기왕 속마음을 들킨 김에 이렇게 말했다. "그래!
많이 부럽더라. 멀리 사는 아들 녀석 불러다 함께 술
한잔 할 수도 없고, 가끔씩 집에 오더라도 워낙 술을
잘 안하고 못 마시니 저런 모습을 볼 땐 부럽더라구!"
그랬더니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다고 마누라가 술을
마실 줄 알면 주거니 받거니 함께 술친구 해주면 좋을
텐데 그마저 못하니 당신은 복이 없는 사람이잖아?"
"아냐! 무슨 말씀, 나는 복이야 많은 사람이야! 당신이
술을 못하는 것은 타고난 체질인데 뭘 어쩌겠는가?"
"이 영감탱이 뻥치네! 함께 마시는 부부가 부럽다며.."
"그랬었나? 와인이라도 한잔하면 좋겠지만 박카스도
못마시는 사람인데 뭘 바라겠어! 술마실때 옆에 있어
주는 것도 고마운 것이지!ㅎㅎ"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너스레를 떨었다. 괜시리 함께 소주잔을 기우리는 그
부자(父子)를 부러워 했다가 이야기가 많이 비약하고
말았네. 사실 부부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촌부의
눈에는 참으로 보기가 좋아보이기는 하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