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나무에 피는 하얀 꽃, 두 종류
6월 3일, 음력 오월 초하룻날
이름 모를 산새들의 합창 소리에 잠을 깼다. 녀석들은
아침잠도 없는 모양이다. 산골에 살면서 새들의 종류,
지저귀는 소리의 구분을 잘 못한다. 야생초를 비롯한
식물에는 나름 관심이 많아 나름 공부를 하여서 조금
아는데 새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많다.
알아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저 새소리가 좋다는 것
외는 아는 게 없으니 이참에 새에 관해 좀 배워볼까?
밭을 한바퀴 돌다보니 씨앗을 넣은 줄콩 새싹이 너무
예쁘게 나오고 있다.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다. 씨앗을
넣은 구멍이 빈 곳이 하나도 없다. 아내가 정성을 다해
씨앗을 넣어 그런 것이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 뿐만
아니라 상추도 머잖아 첫 수확을 하여도 될 만큼 부쩍
많이 자랐다. 다음주 산골가족 모임때 아우들이 오면
조금씩이라도 뜯어 맛을 보여줄 수가 있을 것 같다며
어제 저녁 산책길에 싱글벙글 했던 아내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선하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따뜻한 기온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영상 6도의 아침 기온으로...
하얀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 이 신록의 계절을 멋지게
수놓는 두 종류 나무가 있다. 알고보니 이들 두 꽃은
서로 상관 관계가 있는 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식물의 세계도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형이 반듯하면서 나뭇잎이 좋고
꽃이 예쁜 나무를 주로 조경수로 심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상관 관계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저 꽃이 예쁘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비슷한 시기에
심은 "백당나무"와 "불두화"가 바로 오늘 촌부의 일기
화두로 삼고자 하는 꽃나무들이다. 사실 하얗게 피는
꽃이 참으로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촌부가 아는 이 꽃들의 상식은 아주 간단할 뿐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피는 하얀 꽃이구나."라고 하는 정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두 종류 나무를 가만히
관찰을 해보면 잎사귀만 비슷할 뿐이고 꽂은 색깔만
같은 하얀색이고 모양새는 너무나 다르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는데 상관 관계가 있다니...
백당나무꽃
꽃이 하얗고 불당 앞에 심는다고 하여 "백당나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꽃이 넙적하게 생겨서 다른 이름
"접시꽃나무"라고도 한다. 불당 앞에 심는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 나무는 불교와 관련이 많은 꽃이 아닌가
싶다. "마음"이라는 꽃말만 보아도 종교적인 느낌이
나는 것 같다. 굳이 그것까지 알아야 할 필요없지만...
다만 꽃에 관심이 많다보니 나무 전체는 물론이면서
잎과 꽃을 자세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어 살피곤한다.
넓적한 꽃송이 하나에 안쪽과 바깥쪽이 다르게 생긴
백당나무꽃은 바깥쪽 하얀 테두리에 피는 하얀 꽃은
열매를 맺지못하는 헛꽃이며, 가운데 노란색 가까운
꽃이 참꽃으로 열매를 맺는 꽃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주로 여자들이 화려하고 남자들은 수수한데 이 꽃은
반대로 헛꽃이 화려하고 정작 열매를 맺는 참꽃이 더
수수한 것 같다. 비유가 맞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특이하게 생긴 이 백당나무꽃이 불두화의
조상이라고 하는 사실을 알고보니 재미있고 놀랍다.
불두화(佛頭花)
처음에 꽃이 필 무렵에는 연한 연두색을 띄다가 점점
하얀색으로 변하며, 마치 하얀 눈을 주먹만한 크기로
뭉쳐놓은 듯하게 보인다. 그런데 옛날에 이름을 지은
사람의 눈에는 부처님의 머리 모양으로 보였을까?
앞에 백당나무꽃에서 피력했듯이 이 불두화는 이름
자체에 벌써 불교와 관련이 있는 느낌이 드는 꽃이다.
꽃의 생김새가 부처님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불두화(佛頭花)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비슷한 이유로
스님 머리 모양을 닮아 승두화(僧頭花)라고도 한다.
이 꽃은 중성화(中性花 수술 ·암술이 퇴화해 종자를
만들수 없는 꽃)이며 무성화(無性花)로 열매를 맺지
못하고 꽃에 향기가 없어 나비나 벌이 날아든지 않는
꽃이라고 한다. 백당나무꽃에서 생식기능을 없애고
개량을 하여 무성화가 된 품종이라고 한다. 생각컨데
백당나무가 불교와 관련있는 꽃나무라서 개량을 하며
이 불두화도 이름부터 시작해 꽃까지도 생식기능을
없앤 것을 보면 불교적인 의도가 깔린 개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꽃말의 의미를 살펴보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불두화의 꽃말은 '우주의
모든 사물은 늘 돌고 변하여 한 모양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라고 하는 뜻을 가진 '제행무상(諸行無常)'
불교적인 의도가 있다는 것은 촌부의 추측일뿐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