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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1216_3.jpg : 촌부의 단상-고즈넉한 산골이 좋고, 아내의 손맛도 좋다!IMG_20181216_2.jpg : 촌부의 단상-고즈넉한 산골이 좋고, 아내의 손맛도 좋다!IMG_20181216_1.jpg : 촌부의 단상-고즈넉한 산골이 좋고, 아내의 손맛도 좋다![촌부의 단상]
고즈넉한 산골이 좋고, 아내의 손맛도 좋다!

도시와 달리 산골은 식구들 외는 오가는 사람이라곤
우편집배원이나 택배기사, 전기검침원을 제외하고는
도통 사람 구경을 할 수 없고 볼 수 없으니 그야말로
일년 열두 달 365일 적막강산(寂寞江山)이라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옛날 속담에 "돈이
없으면 적막강산이요, 돈이 있으면 금수강산이다."
라고 했다. 돈이 없는 촌부라서 적막강산이라는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돈이야 있던 없던 산중턱 경사가
아주 심한 비탈진 언덕배기 마지막 집이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랫쪽에서는 윗쪽의
우리집이 보이지 않지만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난
요즘같은 겨울엔 집에서 아랫쪽이 어렴풋이 내려다
보인다. 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는 나뭇잎에 가려서
아랫쪽이 잘 보이지 않으니 더 적막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적막강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밤엔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불빛이 보이곤
하지만 그 불빛은 2층 거실의 쪽창으로 내다보야만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촌부는 이곳 고즈넉한 산골이
좋다. 그뿐만이 아니라 돈이 없으니 적막강산이라고
할지언정 마음만은 그런 것이 아닌 금수강산이라고
여기며 산다. 

고즈넉한 산골의 겨울날 밤에는 난롯불을 지펴놓고
아내와 둘이 TV를 보며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 것이 거의 매일 비슷한 일상이다.
어젯밤에는 아내가 "여보셔! 오늘같은 날은 뜨끈하고
얼큰한 국수가 어떻겠는지?"라고 물었다. 대답은 늘
똑같다. "당신 힘들지 않게 간편한 것으로 하시게나!"
"힘들 것이 있나? 대충 뚝딱하면 끝인데..."라며 아주
간단한 것처럼 말한다. 음식이라는 것이 어디 그런가?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손이 가고 힘이 들고 정성이
들어가게 마련인 것을 모르는 촌부가 아니다. 지금껏
아내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만들어 놓는 음식은 항상
하는 말과는 다르다.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나 싶어서
뒤에서 지켜보았더니 차돌백이, 고추가루, 고추기름,
다진 마늘, 후추, 대파를 넣고 미리 푹 끓여 식혀놓은
만능 양념장으로 쇠고기, 고사리, 숙주나물등을 넣고
미리 끓여놓은 육계장에 오징어, 냉동 새우, 청양고추
두어 개를  썰어넣고 칼국수를 끓여서 내놓았다. 음식
이름이 뭐냐고 했더니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말하더니 결국 아내는 "얼큰 짬뽕 칼국수"라고 했다.
맛이 기가 막힌다. "뜨끈, 얼큰, 시원, 담백"이란 맛을
총망라한 그런 맛이라고 했더니 "봉화에 가서 마신
술이 덜 깼을 것 같아서 해장하라고 그렇게 끓인겨!"
라며 빙그레 웃었다. 팔불출 남편의 입이 호강이다.

그뿐인가? 조금후에는 얼마전에 처남이 사서 보내준
감귤을 뜨거운 난로 위에다 얹어 놓는 것이 아닌가? 
감귤을 구워서 먹으면 맛이 좋단다. 아래 위를 돌리며
구워 껍질이 조금 탈 정도가 될 때쯤 꺼내더니 껍질을
벗겨 입가심을 하라며 반쪽을 주었다. 구운 감귤 맛은
색다른 맛이다. 뜨겁지도 않고 적당하여 신맛이 없고
맛있다. 난롯불이 있으니 별의별 것을 다 구워 먹는다.
이런 남다른 것도 산골살이 호사라고 여긴다.

오늘은 오후에 눈이 조금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그래서인지 아침이 어제보다 많이 푹해진 느낌이다.
기온도 많이 올라가서 영하 10도에 머무르고 있다.
어제 저녁에서야 며칠만에 자동차가 외박을 멈추고
집에 올라왔는데 오늘 밤에는 또다시 외박을 시켜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적당히 치우기 좋을 만큼만 내려
산골 아낙과 산골 촌부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는데...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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