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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1211_9.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IMG_20181211_8.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IMG_20181211_7.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IMG_20181211_6.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IMG_20181211_5.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IMG_20181211_4.jpg : 촌부의 단상-밥만 먹고 왔지요.[촌부의 단상]
밥만 먹고 왔지요.

이른 아침, 아내보다 일찍 일어나서 난로재를 비우고
장작을 넣고 불을 지폈다. 그리고 나서 전날 준비해둔
것을 챙겼다. 아들이 좋아하는 "산골 엄마표 돈가스",
막내 처제네 해담사과 농장의 "해담 사과즙", 그리고
귀리를 방앗간에서 빻은 "귀리 가루"를 아들에게 갖다
주려고 아내가 챙겨놓았다. 특히 아내의 정성이 듬뿍
들어간 수제 돈가스는 정말 오래전부터 아들 녀석이
좋아하는 먹거리다. 아마 아내가 수제 돈가스를 만든
것은 녀석이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1년 부터이니
30년이 다 되어가는 것이다. 엄마 돈가스에 길들어서
그 어떤 돈가스보다 맛이 좋다고 하여 지금껏 수시로
만들어 갖다주고 있는 아내이다. 

자동차를 장평시외버스 터미널에 두고 원주를 거쳐
수원에 갔다. 예전과 달리 수원터미널에는 온갖 것이
다 있다. 쇼핑몰에 한 층이 몽땅 외식을 할 수가 있는
음식백화점이 있다. 그 중에 얼마전 아내가 친구들과
함께 먹으며 아들과 섬놈 출신이라 생선회를 상당히
좋아하고 즐기는 남편이 생각나더라는 생선초밥 전문
식당에 들어갔다. 산골에 살다보니 제대로 생선회를
즐기지도 못하는 아비와 어미를 위한 선택을 해주는
아들이 너무 고맙고 남편을 생각해준 아내도 고맙다.
산골 촌놈이 각양각색의 생선초밥을 보니 눈이 완전
휘둥그레 불이 날듯 번쩍였다. 뷔페식이라 다섯 번을
갖다 맛있게 먹었더니 아들도 아내도 놀란 눈치였다.
사흘 후에 다가오는 아들 녀석 생일을 핑계로 점심을
함께 먹으려고 간 것인데 아들에게 얻어 먹고 왔으니
좀 그렇다. 오후에 출근을 해야하는 아들과 함께 아주
즐겁고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밥만 먹고 서둘러 산골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접했고 잔뜩 흐린
하늘을 보며 출발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돌아와서
보니 그새 산골은 하얀 눈이 잔뜩 내려 설국으로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자동차를 대로변에 세워두고 눈이
잔뜩 쌓여있는 산길을 따라 걸어서 집까지 올라왔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눈길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길에도 나뭇가지 위에도 온통 탐스런 하얀 눈이 내려
하얗게 쌓인 눈속을 걷는 산골 부부의 모습은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느껴져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해야 하는 일은 제설작업,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넉가래를 두 개씩 들고 나섰다.
이번 눈은 꽤나 많이 내리긴 하였지만 다행히 가벼운
눈이라서 다소 힘은 들지만 넉가래를 두 개씩 들고서
밀어도 잘 치워지는 눈이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동안
아내와 함께 제설작업을 하였더니 온몸은 땀범벅이
되었다. 비탈진 진입로와 넓은 주차장을 치우고 나서
마지막으로 아내와 중앙통로를 치우기 시작했는데...

우편집배원이 전화를 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을
배달하러 왔는데 아랫쪽 길에 눈이 쌓여 올라갈 수가
없으니 내려와 받아가란다. 넉가래를 들고 눈을 밀며
아랫쪽으로 내려가서 책을 받아왔다. 기다리던 책이
하필이면 눈이 잔뜩 내린 날에 도착을 하여 집배원을
힘들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라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걸어 올라가 배달을 해야 했는데 너무 바빠
전화해서 부탁했노라며 오히려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이 겨울은 산골의 우편집배원들도 많이 힘든 것
같다. 이 책은 예전 광고회사에서 함께 지낸 선배님이
경북 봉화에 귀촌하여 살며 엮은이 역할을 한 책이다.
두 비구니스님이 도반의 인연으로 만나 연장자이신
스님의 병고를 오랜 세월 극진히 간병하신 스님께서
들려주는 출가와 수행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다.
"꽃은 피고 꽃은 지고" 지은이 지상 스님
엮은이 오시환(서암), 펴낸이 김희정(책만의 향기)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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