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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PicsArt_09-15-12.57.00.jpg : 촌부의 단상-뭐가 그리 바빴는지?[촌부의 단상]
뭐가 그리 바빴는지?

폭염이다, 무더위다 하면서 꽤나 힘들게 여름을
보냈다. 그 시간들이 언제였느냐는 듯이 어느새
가을이 성큼 우리곁에 다가왔다. 아직 한낮으론
따사롭다기 보다 다소 더운 느낌이 드는 햇볕이
그래도 좋다. 한동안 장마철처럼 추적거리면서
내리던 소나기도 이제는 지쳐 물러갔는가 보다.
하긴 추석명절이 지났으니 계절은 가을이 맞다.
성급한 벚나무 잎파리는 갈 길이 멀다고 하는듯
낙엽이 되어 나뒹굴고 있다. 어쩌면 그보다 지난
여름 극심한 폭염에 데여서 일찍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뭇잎에도 마음이 있다면 아마도
제어미품인 나뭇가지를 떠나려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왠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낙엽되어 나뒹구는 잎파리가 있는 반면에 지금은
한창 열매를 맺어서 가을 햇볕에 익어가는 나무도
있다. 백당나무에 마치 앵두마냥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 해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저 열매로 술을
담그면 어떨까 싶지만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봐도
그런 사례가 없다.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술담을 것이 없어서 그 열매로 담그냐!'라고 한다.
나무 자체는 약재인데 열매의 쓰임새는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보기도 좋고 많이 열려서 아까운데...

지난 여름에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야생화 관찰을
제대로 못했다. 촌부의 소중한 취미이자 일상이라
할 수가 있는 야생화 관찰은 꽤 오래된 습관인데...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에 이르기까지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씨앗을 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
보면 참으로 흥미롭고 신기하여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어제 문득 눈에 띤 분홍색 물봉선과 노란
금불초를 보니 아뿔싸! 올해는 그 재미를 제대로
못느끼고 지금까지 왔구나 싶었다. 아직은 꽃들이
많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전처럼 야생화들에게
관심을 좀 가지고 살펴봐야겠다.

※촌부가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할 즈음은 아주
짙은 안개가 산골을 감싸고 있었다. 봄날도 아닌
가을에 안개가 끼는 날이 잦다. 한낮의 날씨가
좋으려나? 아직 동이 트기전이라서 사방 분간이
안되어 조금 기다렸다가 뒷산을 다녀왔다. 이제
점점 동트는 시간은 늦어지고 해가 지는 시간은
빨라진다. 그만큼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는 것...
어젯밤 둘째네가 집에 내려와서 오늘은 모처럼
세동서가 함께 아침산행을 하였다. 그러고보니
우리들 산골가족들이 다함께 살던 때가 많이도
그립다. 아무것도 없는 돌과 흙뿐인 감자밭을
지금의 삶터로 일구며 많은 땀을 흘렸고 고생과
추억을 함께 만들고 쌓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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