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겨울채비 시작...
이제 밭에서 하는 일은 한동안 없다. 머잖아 콩이
다 익으면 콩대를 베고 콩타작을 해야 하겠지만
아직은 이르다. 그리고 채소밭에는 무우가 아주
잘 자라고 있으니 딱히 손을 봐야할 필요는 없다.
아침으로 산에 잣을 주우러 오르내리는 일(?)외는
거의 일이 없다. 그렇다고 먼산으로 더덕을 캐러
가는 것도 시기가 이르다. 풀섶이 좀 사그라지고
나뭇잎이 떨어진 후에라야 산을 다니기가 수월해
더 기다려야 한다. 함께 산을 다니는 마을아우도
요즘은 잣을 줍느라 종일 잣나무숲에서 산단다.
그렇다고 촌부가 할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을걷이로 더 바빠지기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지난 봄에 산에서 열심히 해다놓은 장작용 나무를
잘라야 한다. 한동안 쓰지않고 두어던 엔진톱을
꺼내 닦고 연료를 채우고 시동을 걸었더니 이런
시동이 안걸린다. 한참을 진땀을 빼며 씨름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맥가이버 마을아우에게 전화를
했더니 "어이구! 기계치 우리 형님... 갖고 오셔~"
라며 웃었다. 차에 싣고 갔더니 정말 시동이 걸릴
생각을 않는다. 이상하다며 톱을 분해하더니 하는
말이 톱날을 너무 조여 놓아서 그렇다면서 적당히
조이고 다시 결합하여 시동을 걸었더니 금새 부릉
하며 시동이 걸린다. 일전에 목공을 취미로 하는
둘째동서가 왔을때 톱을 사용후 조여 놓았을까?
도대체 톱날을 조여 놓은 기억이 없는데...
어찌 되었던간에 시동이 잘 걸리니까 다행이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오려는데 제수씨가 밭에서
브로콜리를 따가지고 주며 먹어 보란다. 그리고
통영 처제에게 보내려고 부탁한 감자박스와 함께
자그마한 박스 하나를 더 주면서 맛있게 먹으라고
한다. "이런이런 이러면 안되는데..." 했더니 그냥
삶아먹고 반찬으로 먹으면 된다며 슬며시 웃었다.
늘 신세만 지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고맙게 받아
왔다. 이래저래 도움을 많이 받는 이웃이다.
장모님께서 모처럼 오신 어머님과 함께 점심으로
외식을 하자고 하셔서 아내와 함께 두분을 모시고
부근에서 가장 깔끔하고 맛있는 고깃집으로 가서
불고기로 점심식사를 하고 왔다. 사돈지간이지만
두분이 서로 한살 차이라서 친구처럼 격이 없어서
좋다. 오랜만에 두분이 자리를 함께 하여 반갑고
우리들 마음도 흐믓했다. 장모님 감사합니다.^^
집에 들어오니 식곤증이 와서 잠시 오수를 즐기며
쉬었다가 오후에 세시간 남짓 장작용 나무자르기
작업을 하였다. 따사로운 가을햇살이 좋기는 해도
엔진톱으로 하는 작업인지라 늘 긴장을 해야하는
탓에 얼굴부터 몸까지 흘린 땀으로 범벅이 된다.
줄어드는 나무더미, 쌓여가는 장작더미에 힘든 줄
모르고 나무를 자르는데 아내가 갖다주는 시원한
물 한모금에 피로가 가신다. 그렇게 나무자르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저문다. 산골은 다른곳보다
해가 빨리 진다. 날이 어두울 때까지 부지런을 떨
필요는 없다. 기온 영하로 떨어지고 추워 난로에
장작불을 지피기전까지 시나브로 하면 되니까...
그래도 미리미리해야 하는 일이기에 열심히 한다.
시간이 나는 오늘도 좀 더 잘라두어야겠다.
※아침에 일기를 올린줄 알았더니 착각을 했네.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데...ㅎㅎ
사돈이 친구처럼 지내면 자슥들이 편치
보기도 좋구 우리세대 사돈은 좀 거시기해
복가와 두용이가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