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이제 다시 촌부의 일상으로...
사흘간 통영 바닷가 여행으로 재충전을 하였으니
이제 다시 촌부의 일상으로 돌아와 하루를 알차게
엮어야 나가야만 할텐데 마음만 바쁘다. 산골의
아침은 촉촉한 이슬방울과 함께 자욱하게 뒤덮은
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이른 아침 동이 트기전에
현관을 나섰더니 서늘하다.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영상 7도, 통영 바닷가에서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촉감이 피부에 전해진다. 바닷가에서 갯내음 섞인
느낌도 좋았지만 그래도 촌부가 늘상 접해야하고
느껴야 하는 이 아침의 상쾌한 산자락의 공기가
너무나도 좋다. 이제 촌부는 어쩔 수가 없는 산골
촌부로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사흘간 여행에 이어 어제는 며칠 평택에 가계시던
장모님을 모시러 원주에 나갔다가 오느라 촌부의
일을 못했다. 이른 아침 가장 먼저 밭으로 나가서
채소들과 콩종류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며칠동안
못본 사이에 채소들은 꽤나 많이 싱싱하게 자랐고
콩들도 실하고 많이 열매가 달려 기쁘게 하였다.
무우는 벌써 뿌리가 튼실하게 들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뿌듯하다. 이제는 크게 밭일로 시간을 보낼
것은 없다. 그저 자라는 것을 봐주는 것 뿐이다.
며칠 뒷산을 못갔으니 많이 궁금해 발이 근질근질
하여 배낭을 짊어지고 안개가 자욱한 뒷산을 올라
여기저기 두리번 거렸다. 잣나무숲 풀섶에 떨어진
잣송이가 군데군데 눈에 들어온다. 높다란 잣나무
위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잣나무 잎이
떨어진다. 청설모가 잣을 따는가 보다. 잣송이를
줍다보니 문득 청설모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아마도 녀석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지않을까 싶다.
"에이 씨! 저놈의 영감탱이 사나흘 안보이더니 또
나타나 우리 잣송이 다 주워가네. 나쁜 영감탱이!"
라고... 촌부의 대답은 "어쩌겠냐? 이 영감탱이는
높은 잣나무에 올라갈 수가 없으니 너희들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단다. 미안하구나. 그리고 고맙다!"
라고 혼잣말로 지껄이며 연신 잣을 주웠다. 며칠
안주웠더니 제법 많다. 산을 내려와 배낭을 내려
놓으니 아내가 놀란다. 그렇게나 많더냐고 하며...
그동안 주워 날은 잣을 읍내 장에 나가 잣을 수집
하는 건강원에 내다팔까 싶다. 우리가 먹고 남을
만큼은 되니까. 이런걸 두고 일석이조라 하던가?
아니 일석삼조라 하는 표현이 더 잘 맞는것 같다.
운동도 하고, 먹거리도 얻고, 돈도 벌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