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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8월 첫날에...

●자연산 자작나무 분재
집입구 둘째네 축대에 묘한 모습이 생겼다.
쌓아놓은 돌틈 사이에서 자작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아마도 밭가에 있는 자작나무
씨앗이 날아와서 하필이면 깨진 돌틈사이에
앉아 싹이 트고 자라나서 한 그루의 어엿한
자작나무가 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제자리를
잘못 찾은 것 같다. 좋게 본다면 분명 위대한
생명력이 자리잡은 모습이라 할 수 있겠지만
촌부의 눈에는 잘못된 위치인지라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얼마전에 예초기로 축대의
잡풀과 잡목을 모두 잘라내면서 어떻게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그냥 놔두고 보기로 했다. 작은 가지이지만
자작나무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위로 자라는
습성이 있는지라 전지를 해줄까 생각했지만
혹시나 다칠세라 그냥 두었다. 오르내리면서
만나는 녀석을 위하여 뿌리가 자라는 돌틈에
흙을 좀 퍼다가 더 덮어주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빗물에 씻겨나갈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다. 돌틈에 자라는 이 자그마한
자작나무를 그냥 이대로 두고 본다면 자연산
분재라고 해도 될텐데 언제까지 잘 자랄지는
모르겠다. 하찮은 한 그루의 나무일지라도
땅이 아닌곳에 자라고 있어서 애처로움이다.

●8월이다!
어젯밤 한바탕 내린 비와 지금 내리고 있는
안개비 때문인지 촉촉한 아침을 맞고 있다.
오늘이 벌써 8월 첫날이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다가 또한 막바지에 이르는 달이 8월...
이글거리며 작렬하는 8월의 태양은 논밭의
오곡백과를 여물게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위엄있는'이란 뜻을 가진 August로 8월을
일컫는가 보다. 8월엔 말복과 칠석, 백중이
있고 24절기 중에 입추와 처서가 들어있다.

●둘째네의 귀가
이른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둘째네 자동차가
보인다. 휴가라 산골집에 쉬러온다더니 아마
밀리는 길을 피해 밤길을 달려서 새벽녘에쯤
도착했나보다. 오랫만에 만나게 되어서 무척
반갑다. 어제 아내는 모처럼 아우를 만나게
된다는 반가움과 설레이는 마음으로 둘째네
집에 가서 청소기를 돌리고 둘째네가 좋아할
것이라며 밭에서 호박을 따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 콜라비를 뽑아다 깍두기를 담가놓았다.
집을 나서게 되면 보이는 둘째네의 집이지만
오늘은 주인이 집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한번 더 바라보게 된다.
둘째네 귀가를 축하라도 하듯 둘째네 축대밑
밭가에다 심어놓은 꺽다리 해바라기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녀석들도 반기는건가?
오늘같은 날 온식구가 다 모이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평택 사는 처남네 식구도
그렇고 얼마전에 미리 다녀갔지만 막내네도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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