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새해 벽두부터 와 이리 춥노?
2026년 1월 2일 금요일
음력 乙巳年 동짓달 열나흗날
"새해 벽두부터 와 이리 춥노?"
새해 시작과 함께 이틀째 한파경보가 이어진다.
오늘 아침이 이번 한파의 절정이란다. 영하 19도,
체감온도는 상당하겠지 싶다. 사실 예전의 겨울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데 호들갑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있겠고 나이 탓도 있겠지?
어쨌거나 코끝이 찡하고 살을 에는 듯 춥긴 춥다.
봉평의 설다목은 매스컴에 발표하는 날씨예보에
등장을 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을 하는 고장이 아닌가 싶다.
새해 첫날은 아무일도 않고, 꼼짝도 않고 쉬었다.
말 그대로 좋게 말하면 유유자적(悠悠自適)이요,
흔히들 하는 말로 표현하면 빈둥빈둥 게으름으로
일관하는 하루다. 천성이 가만있지 못하는 촌부,
뭘하든 밖에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집에만 있으려니 좀이 쑤시긴 한다. 하기사 어제,
오늘처럼 극한의 강추위에 무슨 일을 하겠는가?
이놈의 성격은 70을 넘긴 나이에도 변함없으니...
갑갑하고 답답하여 옷을 단디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갔다. 시냇물이 궁금했다. 불과 얼마전에만 해도
예년의 겨울날과는 달리 졸졸거리며 흐르던 것을
보았다. 바로 집옆에 있지만 무관심하여 오랜만에
살펴본 것이다. 한동안의 극한 한파에 바짝 얼었고
두께가 상당해 보였다. 바로 이런 모습이 한겨울날
산골의 정서를 자아내는 그런 정경이요, 경치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켜켜이 얼어붙은 시냇물 얼음은
4월 중순이 되어야 다 녹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 여겨진다.
발걸음을 밭으로 향했다. 누가 보면 '저놈의 늙은이
추운 겨울날 뭐한다고 저러고 다니는고?'했을게다.
밭에는 눈으로 덮여있다. 햇볕이 드는 밭은 녹았고
장작집 그늘에 눈이 녹지 못않고 쌓인 그대로 그냥
얼어붙은 밭은 그 위를 밟아도 보이는 것은 눈인데
상태는 얼음이다. 지난 10월말 밭설거지를 마치고
난 이후 휴식기에 들어간 촌부의 놀이터 세 군데의
밭떼기는 이제 오는 봄날까지 텅빈 지금의 모습을
이어갈 것이다. 어째 느낌이 이상하다. 25년 세월,
이맘땐 늘 이랬었는데... 하얀 눈을 이불삼아 아주
평온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날 푸르름
가득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혼자 중얼거렸다.
"비록 차디찬 기나긴 겨울이지만 푹~ 잘 쉬거라!
오는 봄날 푸르름을 채워주리라 믿는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