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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엔진톱, 고지톱, 전지가위를 들고...


2025년 11월 16일 일요일

음력 乙巳年 구월 스무이렛날


요즘의 오르락 내리락이 꽤 심한 추위를 롤러코스터

추위라고 한단다. 날씨가 하도 불규칙한 현상이라서

이런 말이 생긴 듯하다. 그러다보니 독감환자가 엄청

많아졌다고 한다. 장기예보에도 올겨울 내내 이러한

날씨의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지구의

몸살이라고 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도 제법 춥다. 영하 5도, 서리도 여전하다.

그렇긴 하지만 '뭐 이 정도쯤이야!' 한다. 이제 점점

우리들 몸도, 마음도 겨울을 잘 견뎌 잘 이겨내려는

각오를 다지는 겨울 모드에 접어 들었으니 말이다.

여느 고장에 비해 유난히 겨울이 길고 눈도 잦으며

많이 내리는 고장이라서 더욱 더 본격적인 겨울이

닥치기전에 마치 전투태세에 돌입하는 군인들 마냥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산골 사람들이다.


어제는 주말이지만 촌부에겐 별 의미가 없음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햇살이 퍼져 지붕에도 나무에도

반짝이는 모습이 보였다. 서리가 녹는 오묘함이라고

할까? 날씨와 상관없이 거의 매일 아침엔 어김없이

걷기운동을 하는 아내의 모습과 함께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광경이라 한참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또 뭘 하려고? 아직도 할 일이 남았나?"

라며 걸음을 멈추는 것이었다. "뭐든 찾아봐야지!"

라고 답하고 "그마 신경 끄고 계속 운동이나 하게!"

라고 말하고 일을 시작했다.


보일러실 보온제를 체크하고 사방 잘라놓은 꽃대를

갈고리로 긁어 밭으로 옮겨놓았다. 이제 겨울채비는

끝났지 싶다. 문득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의

지금 시기는 조경수 전지작업 하기에 딱 좋은 때다.

엔진톱, 고지톱, 전지가위를 꺼내 앞마당에 나갔다.

평소 생각은 가능한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그냥 두는

것이 좋다고 여기지만 또 한편으론 어차피 조경수는

우리가 보기에 거슬리거나 불편한 마음이 생긴다면

안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맘때 

이따금씩 볼썽사나운 것은 가지치기를 하거나 조금

다듬어 주기도 한다.


아무래도 앞마당 산목련 가지가 어수선하게 뻗어나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겠구나 싶었다. 다른 나무에

비해 곧게 자라지 않고 사방으로 가지가 뻗어 다소

너저분, 어수선한 느낌이라 가지 몇 개를 베어냈다.

그런대로 정리된 것 같고 깔끔하여 보기에도 좋다.

그다음은 시냇가와 머위밭 사이의 토종 산뽕나무의

가지 두 개를 잘라냈다. 유독 이 두 가지는 옆으로 

뻗어있어 볼때마다 눈에 거슬렸지만 꽤 높아 그냥

놔두었다. 기왕 시작한 일이라 다소 힘들기는 해도

고지톱으로 잘라버렸다. 시야가 가리지않아 좋다.

잘라놓고보니 꽤나 굵고 상당히 길었다.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 밭가에 정리하여 놔두었다. 잘 마른 후에

땔감으로 사용하면 된다. 산뽕나무는 약용이 된다고

하여 말려 팔기도 하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다. 조금

말려서 백숙을 끓일때 넣을 만큼만 남겨두면 된다.

일을 마치려고 장비를 챙기다가 집입구 주목나무

밑둥에서 어수선하게 자란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잘라버릴까 하다가 전지가위로 동그랗게 다듬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이내 전지가위를 가지고 나왔다.

잠시잠깐 쭈삣쭈삣 돋아난 자그마한 가지를 잘랐다.

그냥 다 잘라버릴까 했는데 해놓고보니 그럴듯하여

보기에도 좋다. 이렇게 조경수는 손이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뿌듯하고 흐뭇하여 혼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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