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런저런 산골살이 이야기
2025년 11월 27일 목요일
음력 乙巳年 시월 초여드렛날
아침 기온 영하 3도,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다.
하지만 유난히 서리가 눈에 들어온다. 마치 눈이
내린 듯한 착각을 할 만큼 하얀 모습이 선명하다.
서리는 어떤 때 많이 내리고 선명하게 보이는 것
일까? 문득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든다. 기온이 꽤
내려가도 옅은 날이 있으며 기온이 영상1~2도로
올라가도 짙은 날이 있으니 말이다.
날씨에 민감한 촌부,
난롯불 지펴놓은 다음에 날씨예보를 살펴봤더니
눈소식이 있다. 비, 진눈깨비, 눈, 추위까지 아주
종합세트가 될 모양이다. 초겨울날 가장 안좋은,
위험천만인 그런 날씨가 내일까지 이어질 듯하다.
아무래도 오후에는 또 효붕이를 아랫쪽에 내려다
놓고 와야 할 것 같다. 내일 이른 아침 일찍 출근
하려면... 안전을 위한 산골살이 겨울 일상이니까.
그리고나서 스마트 일정표를 보려는데,
'사랑하는 딸내미 생일'이라고 팝업창이 떴다.
일정표에 원주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조카 딸내미
생일이라 적혀있다. 카톡으로 축하문자를 보냈다.
언젠가 지인이 조카 딸내미까지 챙기냐고 했었다.
우리에겐 친딸이나 다름없는 녀석이다. 이곳에서
산골살이 시작하던 그때 녀석은 초등학교 1학년,
그 이후 강릉으로 유학을 나갔던 고등학교, 또한
타지의 대학을 다니던 그때에도 집은 여기였기에
늘 함께했던 우리 산골가족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지금은 녀석의 부모 막내네가 영주에서 과수원을
하느라 이주했다. 하지만 지금도 이모, 이모부인
우리를 너무 잘 챙긴다. 우리야 딱히 해주는 것은
없지만 그저 마음으로 녀석을 응원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뜨는 또하나의 기쁜 소식,
새벽 1시 13분에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이라고...
정말로 축하할 일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우주항공
大國의 시대가 열린 쾌거라고 할까? 13개 위성을
탑재하여 모두 우주궤도에 진입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우주항공 5대 강국에
진입하였으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좋은 소식, 반가운 소식은 이만하고,
오늘은 쉬지만 어제는 식물원에 나가는 날이었다.
요즘은 나뭇잎이 거의 막바지라서 일이 수월하다.
아직도 군데군데 늦가을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어제는 시니어클럽 2026년 노인일자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우리의 바람은 새해도 다시 식물원에서
일을 했으면 하는데 심사를 한 후에 통보를 한다며
식물원 담당자도, 시니어클럽 담당자도 가능하면
다시 배치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했다. 함께하는
우리 다섯 시니어들이 지금껏 성실하게 깔끔하게
일을 잘했다며 양쪽 담당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다들 열심히 일을 잘했으니
잘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연에 사는 사람인데 자연 이야기를 해야지?
할 일도 없음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단지를 돈다.
모든 것이 신기하고 오묘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
어제는 자작나무 베어낸 그루터기에 까맣게 생긴
버섯이 보였다. 무슨 버섯인지는 모른다. 굳이 알
필요도 없음이지만 아주 신기했다. 그뿐만아니다.
서리가 내리고 영하의 기온, 얼음이 어는 계절에
녹색의 잎을 간직한 야생초들이 있다. 생명력이
대단하고 질긴 인동덩굴과 처녀치마, 이 녀석들은
지금의 이 모습으로 모진 겨울을 이겨내는 특이한
야생초다. 녀석들을 보며 엉뚱한 촌부의 한 마디,
"너희들도 대단하지만 나도 모진 추위를 이겨내는
끈기와 인내심을 가졌단다. 우리 다가오는 산골의
모진 추위를 잘 이겨내보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