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의 모종심기...어제는 낮에도 밤에도 느닺없는 소나기가 내렸다. 천둥과 번개까지 동반하고 거세게 내리는 소나기의 위세는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마치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다는 표현도 어색하지 않을듯이... 소식에 의하면 수도권에는 강한 바람까지 불어 파라솔이 뒤집힐 정도의 스콜현상이었다는데 산골에는 그나마 바람은 불지않아 다행이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깨어 바깥으로 나갔더니 안개가 자욱한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요란했던 어젯밤의 비와는 달리 소리없이 부슬거리는 안개비가 왠지 느낌이 좋게 느껴진다. 비바람이 불어도 꽃들은 그 소리마저도 꽃을 피우는 데에는 좋은 것인가 보다. 저녁에 피어 이른 아침이나 제대로 꽃을 볼 수있는 노오란 달맞이꽃이 아침인사를 전한다. 이에 뒤질세라 수영장밑에서 일렬로 자라고 있는 글라디올러스도 여러가지 색깔로 꽃을 피웠다. 탐스럽다고 해야하나? 빨간색은 이미 만개도 되기전에 곤충의 먹이가 되었는지 한쪽 꽃잎이 없다. 녀석들 꽃이나 활짝 핀 뒤에나 먹어치우지... 안타깝지만 자연현상이고 자연의 위치이니 촌부가 어찌 막으랴...
지난봄 붓꽃씨앗을 모종판에 넣고 물을 주고 기다렸지만 봄이 다가고 여름이 왔는데 싹이 나오지않았다. 모종판의 상토를 털어버릴까 하다가 그냥 그늘진 곳에다 두었더니 뒤늦게 새싹이 올라와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장마철 내내 두었더니 옮겨심을 시기가 지나버렸다. 이제 더 이상 상토에서는 자라지도 못한다. 어디에다 옮길까 생각하다가 장모님댁옆 축대위쪽에 가득한 잡초를 뽑아내고 심기로 하였다. 여름날 꽃모종을 심는다는 것이 어딘가 좀 어색하기는 하다. 하지만 딱히 봄에만 모종을 심어야 한다는 법은 없는터 미리 내년을 준비하는 촌부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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