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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로구나!​ 


2025년 4월 14일 월요일 

음력 乙巳年 삼월 열이렛날 


어제 내린 눈이 제법 쌓였는데 밤사이 또다시 

눈이 잔뜩 내렸다. 4월 중순에 내린 눈이 장난 

아니었다. 기온까지 가세를 하여 영하 1도였다.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고 거꾸로 되돌아 가는 

계절이라고 할까? 유난히 심술을 부리는 올해 

겨울이다. 4월 중순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렸던 

기억이 없다. 5월 초순에도 눈발이 흩날린 적도 

있긴 하지만 4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처음 겪는 일이다.  


이른 아침 집에서 걸어서 내려갔다. 전날 예보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것이라 하여 

자동차를 아랫쪽에 세워두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봄이 오는 길목에 이게 무슨 사단이란 말인가? 

잔뜩 쌓인 눈을 다 쓸어내고 식물원으로 향했다. 

하얀 세상이 펼쳐진 광경을 보며 국도를 달리는 

것은 마치 겨울날 아침에 출근을 하는 그런 기분, 

그런 느낌이었다.  


식물원에는 더 많은 눈이 내려쌓였고 데크 길과 

야자수매트를 깔아놓은 오솔길은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관람객들 안전 때문에 제설작업을 

해야만 했다. 느닷없이 내린 눈으로 인해 4명의 

시니어는 브로워 짊어지고 눈삽, 빗자루를 들고 

3시간에 걸쳐 제설작업을 했다. 4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을 했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믿지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하루종일 오락가락 눈이 흩날린 오늘이다. 


그렇긴 하지만 이 4월에 하얗게 펼쳐진 설원을 

보게 되고 나뭇가지에는 눈꽃이 핀 광경을 보는 

것 또한 아무나 경험을 못하는 오늘, 이런저런 

일로 인하여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일을 할 때는 몰두하게 되어 잊어버리기는 했다. 

제설작업 마치고 오솔길 점검을 하느라 걷다가 

보니 속새밭에도, 온갖 키작은 나무에도 눈꽃이 

피어 참 보기가 좋았다. 분홍색 미선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눈이 함께하여 더욱 더 보기가 

좋았다. 노란색 꽃이 핀 히어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일도 하면서 온갖 자생식물의 꽃을 감상, 

관찰할 수가 있는 것은 즐겁고 보람찬 것이다. 


어쨌거나 4월 중순에 눈이 잔뜩 내리는 것도 꽤 

아이러니한 것이기도 하고 더더구나 제설작업을 

해야하는 지금 이 현실은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기상이변이라서 우리 일상에는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농사에도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고 한다. 

우리 고장은 5월 중순이 되어야 서리가 그치기 

때문에 그 무렵이 되어야만 밭에 모종을 심는다. 

아직은 농사준비만 할 뿐이다. 그런데 눈이 내려 

땅이 질퍽거리면 밭일을 할 수가 없어서 이맘때 

내리는 눈이나 비는 그다지 반기지 않은 것이다. 


이럴땐 또 이렇게 중얼거린다.  

"젠장! 봄이 왔음에도 봄이 아닌 듯하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여~~~"라고 하며 

한숨을 몰아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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