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블랙카펫이네!
2024년 10월 3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구월 초하룻날
단군 할아버지께서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
고조선을 건국하신 날을 기념하는 개천절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태극기를 게양했어야만
했는데 뭐가 그리 바쁘다고 깜빡 잊고말았다.
뒤늦게서야 태극기를 달았다. 이런 날을 잊은
촌부를 단군 할아버지께 혼을 내시려나 몰라?
그보다도 역사를 왜곡하고 막말로 일관하는
토착왜구 고관대작들이나 혼내주시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날씨가 더 많이 차갑다.
기온은 뚝 떨어져 영상 4도, 아침이 선선하다
못해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손이 시렵고
콧등이 싸했다. 이러다가 좋은 계절인 가을이
실종되고 곧바로 차디찬 겨울이 막바로 오는
것은 아니겠지? 하여튼 날씨의 변화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오묘한 것임을 새삼 느낀다.
어제 해질녘 노을은 참으로 멋졌는데...
지난 봄날 보일러 교체를 하고 내벽과 천장의
보온을 하라고 했는데 그걸 차일피일 미뤘다.
날씨가 차가워져 이제서야 생각이 난 것이다.
다용도 창고를 지나 보일러실로 가는 뒷켠은
그야말로 온통 풀밭이다. 보온도 중요하지만
우선 지나다닐 수 있게 풀정리부터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호미를 들고 풀을 모두다 뽐았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을 해보니 다니는 길에다
부직포를 깔아놓으면 좋겠구나 싶어 찾았다.
다행히 밭고랑에 깔고 남은 것이 있어 깔았다.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그걸 본 아내가 하는 말,
"레드카펫이 아니고 블랙카펫이네! 좋은데..."
라고 하며 그 위를 걸어보는 것이었다.
어제는 아내와 함께 모처럼 원주에 다녀왔다.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나간 김에 밥도
먹고 쇼핑도 했다. 오래던부터 자동차 수리는
원주에 있는 정비소에 다닌다. 워낙 성실하고
친절하고 비용도 저렴하고 깔끔하게 잘 해주는
분이라 긴 세월 단골로 다닌다. 효붕이 나온 후
엔진오일 교체는 처음이다. 나간 김에 가끔씩
들리는 보리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다녀본
보리밥 중에는 가장 반찬이 깔끔하고 맛있다.
특히 아내가 꽤 좋아하는 집이라서 가곤 한다.
오는 길에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왔다.
떨어진 생필품이 많다고 하여 갔는데 아내는
메모한 것 외는 눈길도 주지않는 알뜰함이다.
그래도 생선코너에 서있는 촌부에게는 아주
후하다. 먹고싶은 것 있으면 카트에 담으란다.
생선회는 꽤 비싸고 양도 너무 적어 연어횟감
한 팩을 골랐다. 아내가 좋아하는 고등어잔반
한 손도 골라 담았더니 "그래도 양심은 있네."
라고 하여 함께 웃었다. 아내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사는 거 뭐 별 것 있나? 먹고싶은 것은
먹어야 되는 거 아인가베? 우리가 살모 올매나
산다고"라고 했더니만 또다시 웃는 것이었다.
집에서 와서 아내는 고등어자반구이를 촌부는
연어회를 썰어 소주 한잔 찢그렸다. 너무 좋다.
산골부부는 이러고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