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에 태어난 추남(秋男)은 바쁘군!
2024년 9월 28일 토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스무엿샛날
아침 기온 15도,
자욱한 안개가 산골을 휘감아 돈다.
맑고 신선한 아침공기가 너무 상쾌하다.
산골에 가을이 당도하니
가을에 태어난 가을 남자(秋男)인
촌부는 아침이 바쁘고 일상이 분주하다.
뭐가 그렇게 바쁘고 분주하냐고?
이틀에 하루는 시니어클럽 일을 나가고
오늘처럼 쉬는 날엔 집일로 동분서주이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뒷산 잣나무숲에 올라가 풀섶을 뒤졌다.
잣송이 찾아 헤맸더니 배낭은 한가득이다.
이렇게 시나브로 잣송이를 주워다 모아
그늘에 말려 많은 과정을 거쳐 손질하면
백잣이 되는 이 잣은 우리의 좋은 먹거리다.
그렇게 잣나무숲을 헤매고 내려왔더니
이번에는 이서방이 배추밭에 가자고 했다.
수확이 끝난 배추밭에 이삭줍기를 하자고...
또다시 마대자루를 들고 배추밭에 갔더니
요즘 금추라는 배추가 잔뜩 널부러져 있다.
먹을 만한 것만 고르고 골라 짊어지고 왔다.
상품성은 없지만 먹기에는 아무 이상없다.
비싼 배추를 두 자루나 얻었으니 돈벌었다.
산골에서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이다.
오늘 아침은 이렇게 바빠 늦은 식사를 하고
이제서야 매일 기록하는 촌부의 일기를 쓴다.
그래도 하루의 일상은 기록을 해야하니까...
어제 식물원에서 일하다가 산딸나무 열매가
잔뜩 떨어져 있는 것이 너무 아깝게 보였다.
봄날 하얀꽃도 예쁜데 열매는 약용이라는데...
그렇다고 땅바닥에 떨어진 붉그스런 열매를
줍는 것도 귀찮아 그냥 빗자루로 쓸어버렸다.
아깝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저녁에는 시니어클럽 오대산팀, 식물원팀이
진부에 모여 돼지갈비, 뒷고기로 회식을 했다.
함께한 노친네 10명의 화기애애한 시간이다.
그런데 이 고기집은 꽤 특이한 영업방식이다.
100% 예약제, 저녁에만 영업하는 집이란다.
그렇긴 해도 깔끔하고 고기맛도 너무나 좋다.
나이가 65세부터 80세까지 다양한 시니어들,
이 나이에도 이렇게 함께 일도 하고 이따금씩
맛있는 것도 함께 먹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늙었다고 집에만 쳐박혀 있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이라 나름 최선을 다하는 우리 시니어들,
함께하는 이러한 삶은 모범적인 삶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