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일년만에 잣나무숲을 찾았는데...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스무닷샛날
어느새 9월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는다.
언젠가부터 늘 입에 달고 살며 하는 말,
"세월이 왜 이리도 빠른 것일까?"이다.
문득 꽤 오래전 광고회사 시절 이맘때가
생각난다. 기억컨데 이맘때는 4/4분기
사업계획수립 막바지라서 야근을 밥먹듯
했었다. 그러나 이젠 산골살이를 하는지라
아침운동하기도 좋고, 밭일하기도 좋으며,
아침산행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는 올가을은 매우 짧고
북에서 불어오는 찬공기와 함께 이른 한파,
빠른 겨울이 될 것이라고 한다. 바꿔 말하면
가을의 실종이 아닐까 싶긴 하다 자연현상,
자연의 변화를 왈가왈부 해본들 무슨 소용
있을까? 그때그때 적응하는 수 밖에...
어제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을 모습이었다.
모처럼 아니 일년만에 잣나무숲을 찾아갔다.
이 시기에는 잣송이가 떨어져 주워오곤 한다.
비바람에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
청설모가 떨궈놓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뒷산 몇 군데의 잣나무숲에는
그새 청설모가 잣송이를 따서 떨궈놓은 다음
까먹은 흔적들이 군데군데 많이 보인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바에 의하면 까먹은 흔적
주변에는 분명 한두 송이의 잣송이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주변 풀섶을 스틱으로 찾게 된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여 그런지 많이 줍지는
못했다. 또한 해가 갈수록 날씨변화가 불규칙
하여 잣이 열리는 것도 그리 많지않고 잣송이
크기도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형편없다.
그동안 비싼 잣을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아주
풍부하게 먹을 수 있었고 시나브로 주워 나른
잣송이를 팔아 용돈벌이도 쏠쏠하게 했었다.
하지만 점점 날씨탓에 제대로 열리지도 않고
자라지도 않으며 양도 줄어들어 예전 그때를
추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아쉬운 마음,
안타까운 생각이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산을
오르내릴 것이다. 잣송이 파는 것은 고사하고
우리가 먹을 만큼이라도 주웠으면 좋겠는데...
전날 낭태조림에 이어 어제 저녁상은 고향맛을
느끼게 된 가을 전어구이 밥상이었다. 아내는
맛은 좋지만 잔가시가 많아 먹기 불편하다면서
촌부더러 실컷 먹으라고 했다. 그래도 그럴 수
있겠는가? 잔가시가 없는 살을 발라주었더니
잘 먹으면서도 큰소리다. 촌부더러 고향맛을
느끼며 많이 먹으라는 아내의 뜻임을 잘 안다.
그렇게 옥신각신하며 맛있게 즐겁게 잘먹었다.
사양하는 아내의 정성과 배려는 덤이고, 맛난
가을 전어 맛은 고향 남해에서의 어릴적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그런 밥상, 식사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