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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두 번째 모종심기

 

2024년 5월 23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열엿샛날

 

요즘은 아침, 점심, 저녁 일교차가 꽤 심하다.

아침 기온은 영상 10도 내외로 오르락내리락,

한낮 기온은 여름날을 방불케 하는 더운 날씨,

해가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선선해진다.

이런 날씨의 이어짐도 머잖아 그치겠지 싶다.

오늘은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 영상 10도이다.

 

어제는 일을 나갔다가 집에 오자마자 아내와

부랴부랴 봉평 오일장으로 나갔다. 지난 장날

구입하지 못한 모종을 사러 나간 것이다. 벌써

몇 해 째 단골인 모종파는 우리 또래 부부에게

갔으나 사려는 모종이 거의 다 팔린 상태였다.

너무 늦게 나가 파시가 다 되어 우리가 원하는

모종을 모두 살 수는 없었다. 고르고 또 골라서

그런대로 제법 샀다. 고구마, 노각 모종은 다음

장에 갖다주기로 하여 값을 미리 치렀다. 서로

믿고 거래하는 시골 인심이라고나 할까?

 

햇볕이 강한 상태에서는 모종을 심지 않는다.

해가 늬엿늬엿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 아내와

함께 밭에 나갔다. 일을 마치고 먹으면 늦을 것

같아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끝내고 나간 것이다.

모종심기라고 해야 이미 양파, 대파를 포함해

한 차례 심었기에 종류는 많지만 양은 그다지

많지 않아 이내 마무리했다. 아내와 텃밭농사의

손발을 맞춰온 세월이 23년을 넘겼으니 우리는

환상의 복식조라고 누누히 말하곤 하는 것이다.

 

올해는 농사를 많이 줄이자고 했지만 고추농사

대신에 옥수수 씨앗을 넣은 것 외 여느해와 별반

다름이 없다.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라서 종류가

다양하다. 작고 적은 텃밭농사이긴 하지만 나름

모종을 심을 때부터 정성을 다한다. 자리 배치도

기르는 채소의 특성에 따라 정하곤 한다. 잎채소,

뿌리채소, 열매채소를 구분하고 지지대, 유인줄

필요한 것에 따라 구분하여 자리를 정해 심는다.

전문 농부님들이 보면 우습게 보이겠지만 우리

나름의 농사는 지금껏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힘들지 않게 쉬엄쉬엄 즐기며 짓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농사의 수확물은 우리가 먹는

것보다는 나눔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많다. 나눔을

통하여 보람을 찾는 산골 부부의 텃밭농사이다.

 

파는 농사가 아닌 자급자족을 하고 나눔을 하는

농사라서 텃밭농사라곤 하지만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작물을 기르는 밭은 300평이

안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업경영체 등록을

하지는 않았지만 더덕, 두릅, 곤달비, 명이나물,

머위, 눈개승마, 조선대파, 부추와 블루베리를

기르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밭까지 다 합치면

300평이 훨씬 넘는다. 흔히들 말하는 텃밭농사

수준은 아니다. 그 이상이라고 할까? 욕심없이

있는 밭을 놀리지는 않고 이것저것 심어 우리도

먹고 아우들과 나눠먹고 소출이 많으면 지인들과

나눔을 하는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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