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잡초와 한바탕 하다보니...
2024년 5월 10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초사흗날
이른 아침,
산새들의 지저귐이 꽤나 요란하다.
새벽 잠을 깨우는 녀석들이 밉지않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라고...
맞는 말이다. 사람으로 치면 '아침형 인간'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 하루를 일찍 시작하면
남들보다 그만큼 긴 하루를 사는 것이리라!
늘 그랬듯이 오늘도 일찌감치 잠을 깼다.
아직 바깥은 동이 트기 전이라 어두컴컴하다.
여전히 산골의 이른 아침은 쌀쌀하게 시작된다.
조금 서늘한 느낌이지만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습관처럼 온도계를 살펴보았다. 영상 5도이다.
다행히 서리는 내리지 않았다.
요즘은 하루가 3등분이 된 느낌이다.
아침은 쌀쌀하고 한낮은 덥고 저녁은 서늘하다.
그래도 주변 경관은 요즘이 가장 멋진 것 같다.
연두연두, 초록초록, 올록볼록, 알록달록...
참 예쁘고 정말 보기좋고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산천초목이 이렇게 좋아보이는 그런 계절이다.
이렇게 예쁘고 멋진 좋은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촌부는 또 호미를 들고 나서는 우(愚)를 범한다.
우후죽순(雨後竹筍) 아닌 우후잡초(雨後雜草),
밭가의 무성한 잡초를 잡겠다는 어리석은 행동...
그 누구나 다 그렇듯이 결코 잡초에게 이기지는
못할 지언정 잡는데까지 잡아보겠다는 촌부의
의지를 불태운다고나 할까? 호미를 잡은 손을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멈칫, 혼자서 중얼거린다.
"어라! 이건 더덕이잖아? 저건 수리취인데...
이놈은 잔대, 저놈은 둥글레, 남겨둬야지!"
그러다보니 개망초, 쇠뜨기를 비롯한 이름모를
잡초들만 수난을 당한다. 어쩔 수가 있겠는가?
농부가 미워하는 잡초로 세상에 나왔으니 하는
수 없는 것이지! 예초기로 밀어버릴까 했었는데
그나마 좁은 곳이라서 호미를 들고 손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 덕분에 더덕, 잔대 같은
식용은 남겨두고 얻게 되었으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