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 나이에 생일이 뭐 그리 중요할까?
2026년 9월 29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팔월 열아흐렛날
미처 넘어가지 못한 아침 달이 자욱한
안개속에서 내려다보는 산골의 아침이다.
또다시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 8도이다.
이슬이 내려서 축축하고 제법 쌀쌀하다.
가을이 왔으니까 그러려니 해야겠지만
짧은 계절이 가을인지라 괜시리 쓸데없는
조바심이 생기곤 한다. 다가오는 날들을
미리 걱정을 하는 바보스러움이랄까?
그렇긴 하지만 사계절 중에 가을이 좋다.
촌부가 태어난 계절이기도 하지만 좋은
이유는 아니다. 언젠가부터 기후, 날씨에
민감한 반응을 하게 되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지금 이 시기, 이 계절, 가을을 좋아
하게 됐다. 분명 산골살이를 시작하면서
부터 그랬지 싶다. 아무리 좋으니 싫으니,
가타부타를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긴 하다.
그러고보니까 오늘이 이놈 촌부의 71회
생일, 이 나이에 생일이 뭐 그리 중요할까?
추석에 다니러왔던 아들 녀석과 아내와
함께 생일케익을 불었다. 여덟 개의 초를
꽂으려고 하기에 두 개만 꽂으라고 했다.
이젠 생일의 의미도 퇴색되어가는 나이다.
그저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면 되는 것이고, 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면 족하고,
지금껏 원만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준 친구, 친지, 지인들께 늘 마음속에
감사함을 지니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아침에 쇠고기 미역국을 끓여주었고
점심이나 저녁에는 나가서 외식을 하잖다.
그냥 집에서 고기 한 점 구워 소주 한잔하면
그것으로 족하고 충분한데... 아내가 고맙다.
월말이라서 쉬는 요일까지 합쳐 오늘부터 또
식물원에 일을 나가지않고 사흘간 휴일이다.
추석연휴에 이어 쉬고 다음주에는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어 징검다리로 사흘씩 쉬게 된다.
그러다보니 일을 나가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은 9월 말과 시월 초가 되겠는걸...
이제 어언 9월 막바지, 식물원도 산골집에도
가을색이 완연하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라서
서서히 꽃들은 시들어가고 나뭇잎은 단풍으로
변한다. 물기 빠지고 퇴색이 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좋아하는 우린 가을을 만끽하게 된다.
어차피 식물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변모하게
되는 것이고 사람들 또한 그 자연의 모습들을
즐기며 위안을 받는 것도 자연의 이치겠지?
그렇기에 자연의 이치에 따라 순응하고 적응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우리네 삶이 아닐까
싶다. 꽃이든, 단풍이든 어느것 하나 똑같은
것은 없다. 제각기 특색이 있고 특징이 있는 것,
생각컨데 우리네 삶도 그런 것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나대로의 특성이 있고 남은 남대로 나름의
특징이 있으니 시기하고 질투하고 반목할 것이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양보
하는 모습이면 참 좋겠는데... 지금의 이 사회가
이렇게까지 너무 혼탁하고 혼란하고 어수선한
모습은 자연의 이치, 자연의 원리에 벗어나 너무
과한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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