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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추석 명절이 가까워 오지만...


2026년 9월 23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팔월 열사흗날


이제 추석 명절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긴 하지만 옛날과 같은 감흥이 없다.

식구들이 모여 차례 지내고 밥 한 끼 먹는

것 외는 그저 그런 명절 분위기인 듯하다.

그 옛날 명절 정취는 점점 흐려지는 듯...

세월이, 세상이 명절 풍속도를 바꾸는가?


아침 기온 10도, 서늘하고 안개도 끼었다.

기상시간에도 동이 트지않아서 캄캄하다.

그래도 맑은 공기 하나는 끝내주는 산골,

상쾌한 기분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본다.

드디어 날씨예보에 비소식이 등장을 했다.

추석날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보름달 못봐도 비는 내렸으면 하는 촌부...

9월 들어 첫 비소식이라 정말 반갑긴 하다.

빗나가면 안되는데 설마 그러진 않겠지?


비를 기다리는 농부 마음이지만 요즘에는

전형적인 가을 정취 느끼는 날이 이어진다.

코발트색 푸른 하늘이 그렇고, 가을꽃들의

잔치가 벌어진 듯하여 좋고, 태양초 말릴 수

있을 만큼 따뜻한 가을 햇볕이 더없이 좋다.

이 모든 모습은 산골스런 풍경이라서 좋다.

옛사람들은 하늘이 맑고 더 높으며,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참 좋은 계절이라고 하여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형용했다. 또한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는

말의 뜻 그대로 등불을 가까이 하여 책읽기

좋은 계절로서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잘 먹고 건강하여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데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어제는 화요일이라 식물원에 나가지 않는 날,

때마침 봉평오일장날이라 아내가 추석 명절

차례상 준비를 위하여 장에 다녀오자고 했다.

장골목 못미쳐 메밀밭 길가에다 차를 세웠다.

이효석 선생 표현 그대로 하얗게 핀 메밀꽃이

소금을 뿌려놓은 듯했다. 이 봉평에 살면서도

올해는 메밀꽃을 이제서야 제대로 보다니...

장골목은 추석 대목장을 보러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몇 걸음 걷다보면 만나는 마을분들,

또 몇 걸음을 가다보면 이웃 마을 아는 사람,

그렇게 장을 다 보고 나올때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는지 모른다. 이웃 마을에 살다가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홍천 내면으로 이사간

광고회사 후배도 장골목에서 만나 반가웠다.

이렇게 산골 5일장은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도시와는 다른 소박함이 깃든 정겨운 모습...


점점 가을이 깊어가는 산골, 촌부네 텃밭에는

가을채소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다.

자그마한 모종을 심고, 깨알보다 작은 씨앗을

뿌렸을 뿐인데 하늘의 도움과 땅의 기운으로

튼실하게 자라는 모습이 너무나 좋고 뿌듯한

마음이라 시도때도 없이 드나들며 보곤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며칠전에 옮겨심은 부추는

제대로 활착, 제자리를 잡은 듯하여 안심이다.

솔직히 말해 옮겨놓고 은근히 걱정을 했었다.

지금 밭에 있는 농작물 중에 가장 궁금한 것은

땅콩이다. 처음으로 지어보는 땅콩농사라서

과연 땅속에 땅콩이 제대로 열려 자라고 있는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다른 농작물들은 눈에

보이지만 땅콩은 땅속에서 열리기 때문이라서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미리 뽑아 캐볼 수도 

없어 많이 궁금한 것이다. 밖에 보이는 줄기는

아주 튼실하게 잘 자랐다. 땅콩도 잘 들었겠지?


늦은 오후, 학교에 아내를 데리러 가기전에 잠시

이웃 마을 따개비 형님댁에 맷돌호박 익은 것과

애호박을 나눔했다. 형님이 안계셔서 그냥 나와

시간이 조금 남았다. 다시 집으로 갔다오기도

그렇고 하여 내려오다가 쓰레기장이 너저분한

것을 봤기에 남는 시간에 청소를 하기로 했다.

주변의 풀도 뽑고 지저분하고 너저분한 것들을

쓸어담았다. 잠시 했을뿐인데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다들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면 따로 청소

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제대로 분리수거하지

않은 것은 가져가지 않는데 왜들 그러는지 원...


깔끔하게 청소를 한 쓰레기 수거장 사진을 찍어

반장에게 보냈다. 공치사를 들을 생각은 없었고

공지를 하여 모두가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게끔

하자는 취지로 보낸 것이다. 그런데 반장이 보낸

사진을 첨부하여 촌부가 청소한 내용을 문자로

주민들에게 다 보낸 듯하다. 벌써 여러번 청소를

했지만 어떤 집에서 그러는지 수시로 지저분한

모습이 보여 이서방도 정리했고, 촌부도 치웠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깨끗한 마을을 위해 서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것인데... 화요일은 면사무소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날인데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않은

집이 있어 그대로 남겨져 있고 남겨진 쓰레기가

흩어져 있어 보다못해 촌부가 청소하고 정리를

한 것이었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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