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한가위 명절날에...
2026년 9월 25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팔월 보름날, 추석
한가위 추석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 기온은 영상 10도, 여전히 선선하다.
간밤에 내린 이슬이 가을채소 배추, 무우, 청갓
잎사귀를 적셔놓았다. 축축하게 보인다. 이슬은
비 다음으로 농작물에게는 좋은 자양분이 된다.
야생초, 야생화도 이슬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가을꽃, 들국화의 일종인 산국이 피기시작한다.
노랗고 자그마한 산국꽃이 추석을 축하하는가?
산골집 입구에 산국을 심었더니 이렇게 가을을,
추석을 함께하게 된다.
어제 아침부터 저녁때까지는 세 켤레의 신발이
현관에 놓여있었다. 아내와 둘이 사는 산골집에
명절이라고 아들 녀석이 잠시 다니러 왔기 때문,
그런데 오늘 아침은 다시 아내와 촌부의 신발만
남았다. 어째 허전한 마음이다. 늘 그래왔는데...
아들의 직업이 입시학원 수학강사라서 명절에도
학생들 시험기간이 다가와 보충수업을 해야해서
어쩔 수 없이 차례도 지내지 못하고 당일치기로
다녀갔다. 비록 학원강사지만 나름 교육자로서
소임을 다하려는 아들의 생각과 의지를 응원한다.
이렇게라도 다녀갔으니 그것으로 우린 만족한다.
아침에 일어나 문득 명절의 의미를 떠올려봤다.
민속명절이란 절기의 이름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옛부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조상대대로 전해지는 놀이와 일정한 행사도 하며
즐겁게 지내는 특별한 날이다. 특히 한가위 추석은
한 해의 농사를 풍요롭게, 풍성하게 수확하게 됨을
조상님께 감사를 표하는 우리민족 최대 명절이다.
생각컨데 명절은 농업을 주로 했던 농경시대부터
비롯된 것이라 여겨진다. 산업의 발전으로 인하여
농업이 쇠퇴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 명절 만큼은
이어지고 있음이라 참 다행스럽다. 비록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어제는 참 바쁘게 움직인 하루였다.
새벽부터 아들 녀석이 집에 오는 바람에 반가움에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가을채소 웃거름
주고 물주기도 해야했다. 9월 들어 한번도 내리지
않은 비, 어쩔 수 없이 물주기를 해야만 하니까...
오전에는 아들 녀석이 준비해준 선물을 차에 싣고
마실을 갔다. 명절에는 평소 고마운 이웃 여섯 집에
자그마한 성의표시를 해오고 있다. 아마 이 나눔은
25년 세월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다. 소박한 마음,
정을 듬뿍 느끼며 살아가는 산골살이라고 할까?
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도 왔고, 정성껏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점심은 간단히
외식을 하자고 했다. 뭐 그리 특별함은 없는 것이
촌부네 외식이지만 함께한다는 그 자체가 좋았다.
짜장면에다 탕수육, 아들이 운전을 하니까 기회는
이때다 싶어 반주로 소주도 한 병을 시켜서 낮술로
혼자 기분을 잔뜩 냈다. 이런 기회가 별로 없으니...
아들 온 김에 나흘 후의 촌부 생일 케익을 앞당겨
불자며 드라이브 삼아 진부로 향했다. 봉평에도
제과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름난 제과점이 진부에
있기에 그곳 케익이 좋다고... 실은 얼마전에 고향
친구가 그 제과점 모바일 쿠폰을 선물로 보내주어
그곳에 간 것이기도 하다. 저녁에 셋이서 케익으로
미리 생일파티를 했다. 모바일 쿠폰 보내준 친구도
고맙다. 이렇게 추석 전날의 하루를 지내고 아들은
일터가 있는 도시로 돌아갔다. 고속도로 정체없이
잘 도착했다고, 차례도 못 모시고 가서 죄송하다며
전화를 주었다. 조금 쓸쓸하긴 했지만 아내와 둘이
차례를 모셨다. 올해 추석은 이렇게...
모두모두
풍요롭고 풍성한 한가위 명절이 되시고
가족과 함께, 친지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십시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