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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큰밭가 절개지 간벌작업 재개

 

2022년 1월 4일 화요일 

음력 辛丑年 섣달 초이튿날

 

"어라, 이게 뭐야? 예보에도 없던 눈이 내렸네!"

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난롯불을 지피려고 어제

피운 난로재를 버리려고 나갔다가 혼자 중얼거린

말이다. 이따금씩 예기치도 못했던 눈이 내리기도

하는 산골이다. 뭐 그리 많이 내린 눈은 아니지만

치우지 않고 그냥 두면 안될 만큼 내린 것 같다. 

브로워가 있으니 이 정도의 눈은 걱정할 필요없다.

기온은 어제보다 올라가 영하 10도를 기록한다.

바람없이 이 정도 기온이면 이또한 걱정거리라고

하지는 않는다. 겨울에 이 정도는 예사이니까...

 

연말연시라고 한 며칠 잘 놀고 잘 먹고 잘 쉬었다.

둘째네가 내려와 더 그랬다. 마치 친정과 처갓집에

온 것처럼 아내는 나름 나름 신경을 쓰는 눈치다.

특히 음식은 처제와 동서 이서방이 좋아하는 것을

골라 해주고 있다. 또한 고마운 것은 처제도 내려

오며 언니와 형부가 산골에서 자주 해먹을 수 없는

음식을 해준다며 이것저것 챙겨와 함께 해주었다.

연일 잔치라고 할까, 파티라고 할까? 이런 즐거움

속에 아쉬움도 있다. 또다른 산골식구들 때문이다.

요양원에 계시는 엄마 생각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함께 하지못하는 막내네 그리고 아들 녀석과

귀엽고 예쁜 조카 딸내미가 마음에 걸린다. 언제쯤

이런 걱정없이 다 모여 가족간의 정을 나누게 되는

날이 오려는지? 코로나19가 어서빨리 종식되어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동안 호의호식하며 빈둥빈둥 놀고 먹기만 하여

그런지 손발이 근질근질했다. 햇살 퍼진 아침나절

아내와 처제가 걷기운동을 한다며 나갔다. 그 뒤를

따라 작업복 차림으로 엔진톱과 손톱을 챙겨 큰밭

모퉁이로 나갔다. 몇 일 전에 베어서 자빠뜨려 놓은

아카시아나무 가지를 정리하고 나서 알맞은 크기로

통나무를 잘라 한 곳에 모아두었다. 이번에는 밭가

절개지에 심어놓았던 잣나무를 베어내기로 했다. 

위치선정을 잘못한 시행착오 작품인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나무가 많으면 좋을 것이란 생각에

밭가 절개지에 잣나무를 심었더니 세월이 흐르며

키가 자라 밭에 그늘을 지게 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심지도 않은 아카시아나무도 얼마나 많고

크게 자라는지 농사에 지장을 초래하여 생각하다

못해 베어내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런데 밑둥이 굵은 나무를 베어낸다는 것이 생각

하는 것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굵은 나무를

베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넘어지게 할 쪽으로 약간

비스듬하게 잘라 삼각틈을 내고 반대쪽에서 서서히

베어 넘어뜨려야 한다. 이론과 원리는 익히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실전은 망설임의 연속이다. 고민 끝에 

엔진톱을 과감하게 들이댔다. 그렇지만 조심조심

잣나무 두 그루를 베어냈다. 서있는 나무는 그다지

크게 보이지않더니 베어놓고 보니 꽤 큰 것이었다.

겨우 세 그루 베었는데 긴장하여 그랬는지 온몸이

욱신거려 잔가지를 정리하고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낸 다음 작업을 마무리했다. 천천히 시나브로 해야

할 것 같다. 간벌작업이 생각처럼 그렇게 쉽잖네.

 

오늘도 또 '바람돌이'를 데리고 눈을 치워야겠다.

많은 눈은 아니지만 대충은 치워야만 할 것 같다. 

아내가 '브로워'의 이름을 '바람돌이'라고 지었다.

오래전부터 부르는 아들 녀석의 애칭 '지돌이'를

생각하며 지었다나? 재밌기는 하다. '바람돌이'...Picsart_22-01-04_08-35-17-00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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