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제서야 겨울 본모습인 듯...
2021년 12월 19일 일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열엿샛날
어제는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으로 추운 날을
기록했는데 자고났더니 오늘 아침은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가장 많은 눈이라고 해봐야
그다지 많이 내린 건 아니다. 여느 해와는 사뭇다른
올겨울이라 그런지 눈이 내리는 횟수도 드물뿐만
아니라 양도 그다지 많지 않다. 눈 때문에 고생한
지난날을 생각하면 다행스럽기는 하다. 허나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롯되는 자연현상이기에 좋아라
하는 것도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겠지 싶다.
이른 아침 기온은 어제보다 훨씬 올라가 영하 7도,
다른 고장이라면 춥다고 호들갑을 떨겠지만 이곳은
이 정도 기온은 겨울철 평균 기온에도 못미치기에
예사로울 뿐이다. 그래도 눈이 제법 내려 이제서야
산골의 겨울 본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지난해 겨울에는 아침마다 출근을 해야하는 부담
때문에 눈이 내리는 것이 싫었다. 올겨울에는 그런
부담이 없어 눈이 많이 내려도, 날씨가 춥고 궂어도
큰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용쓰며 힘들여 무리하게
제설작업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만큼 부담이
없으니 눈이 그치면 우리도 통행을 하고 택배기사,
우편집배원이 올라올 수 있을 정도의 제설작업을
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은 날씨 예보가 잘 맞는 것 같다. 가끔 빗나간
날씨 예보로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무리 첨단장비로 예측을 한다 해도 자연현상을
100% 예측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눈이 내릴 것이란 예보에 바깥 장작집에 쌓아놓은
장작을 한 보름 쓸 만큼은 다용도 창고로 옮겨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겨울채비를 하며 제재소에서
구입한 토막나무를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 잘 드는
바깥 장작집에 쌓아두고 조금이라도 더 마를 수가
있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두꺼운 나무는 쪼개야
하고 긴 나무는 잘라야 하기에 그때그때 잘 마르고
쓸만한 것을 골라 도끼로 쪼개고 엔진톱으로 잘라
땔감으로 쓰게 되는 것이다. 눈이 내려 쌓이기전에
장작옮기는 것을 마무리하여 다행이구나 싶다.
이른 아침 난로재를 버리려 나갔더니 설경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동이 트기전이라 어둑어둑 했지만
올겨울에 들어 제대로 눈다운 눈이 내린 것이라서
눈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촌부의 눈에도 이젠 달리
보이는 것 같았다. 그만큼 눈내림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는 하지만
촌부 성격에 그냥 있지는 못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따가 넉가래를 들고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러
나가게 될테니 말이다.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치우게 되는 것이라서 오히려 즐기며 치울 것이란
표현으로 대신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