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크리스찬이 아니면 어때?
2021년 12월 24일 금요일
음력 辛丑年 동짓달 스무하룻날
오늘은 눈소식이 있어서 그런지 기온이 어제보다
훨씬 높다. 영하 5도에 머문다. 확실한 이유까지는
모르지만 눈이 내린다는 날은 기온이 그다지 낮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암울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시절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고 연말이다. 지난해 이맘때도 그랬듯이 좋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모두가 합심하여 이 긴 터널을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방역당국의 방침에 협조했으면
좋겠다. 반면 정부, 방역당국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대선을 준비하면서 서로 물고 뜯고 할퀴며 국민들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혼선을 초래하는 여야의
정치인들은 지금 현시점에서 국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똑바로 직시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전 아내가 "여보시오! 올해는 당신이 리스 좀
만들어 보시겠소?"라며 만들 소품을 꺼내놓았다.
"크리스찬도 아닌데 리스까지 만들어 장식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으나 이내 생각을
바꿨다. 그 사이 하기싫은 눈치를 챘는지 아내가
"뭘 망설이시나? 크리스찬이 아니면 어때? 요즘
같이 어수선한 시절에 분위기라도 바꿔보는 것도
좋잖수?"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크리스찬이 아닐
지라도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아내 생각이 옳다. 부처님의 자비,
예수님의 사랑은 촌부 생각에 어차피 일맥상통을
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대한민국 헌법 제 20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뿐만아니라 제2항에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명시가 되어있다.
그렇기에 내가 믿는 종교는 옳고 남이 믿는 종교는
그르다라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바꿔서 말하면
남의 종교를 비방하거나 배척할 필요까지는 없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불자이긴 하지만 예수님의 탄신일을 축하하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고 연말 분위기를 살려보는
장식, 리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아내가 꺼내놓은 것들은 지난해 아내가 조팝나무
가지를 꺾어 휘어서 만든 리스 틀과 예전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던 때 쓰던 몇가지 장식용 소품이고
더 필요한 건 전나무 가지를 잘라와야 한다고 했다.
마침 그 무렵 조경수 전지를 하느라 전나무 가지를
잘라놓은 것이 있었다. 가지를 적당히 잘라왔다.
아내가 만든 걸 봤던 터라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만든 걸 본 아내는 "제대로 잘 만들었네. 좋아요!"
라고 하더니 지난해 걸었던 현관 중문의 안쪽에
걸어놓았다. 거실 분위기가 획 바뀐 것 같아 좋다.
기왕 장식을 하는 김에 언젠가 제수氏가 아내에게
선물한 산타와 트리가 들어있는 오르골과 지난해
친구가 실내 분위기를 내보라며 선물한 양주병에
조명을 넣어 만든 오르골도 꺼내 난로옆에 장식을
했다. 깊어가는 난로에는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그 옆에는 오르골 불빛이 반짝이고 문에는 리스가
장식되어 있어서 집안 분위기가 너무나 좋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식구들과 함께 연말 분위를 내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음이라서 많이 아쉽다. 그냥
둘이서 케익 한 조각에 와인 한잔 나누면 좋겠지만
손가락 염증이 다 낫지않아 그럴 수 없어 아쉽네.
분위기 좋다는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어제 했던
일도 피력해야겠다. 그동안 시나브로 아내와 함께
단지와 옆산에서 내년 농사를 위해 낙엽을 긁어와
밭에 펼쳐놓는 일을 해왔는데 드디어 어제 모두 다
마무리를 했다. 겨우내 눈속에서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가 내년봄에 밭을 갈면 흙속에 파묻혀 썩어서
좋은 거름이 될 것이다. 바로 자연 퇴비가 되는 것,
땅심을 살리는 좋은 자연농법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