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모처럼의 서울 나들이
어제는 간밤에 눈이 내려서 이른 아침부터 눈치우기
하느라 시간에 쫓겨서 허겁지겁, 허둥지둥 귀신 홀린
사람 마냥 정신없이 아내에게 '다녀오마' 하고서 집을
나섰다. 우리 길은 컴컴한 어둠속에서 대충 치웠지만
아랫쪽은 눈이 푹푹 빠지면 미끄러웠다. 스키 폴대를
가지고 내려온 것이 다행이었다. 자동차 세워둔 곳에
갔더니 이런이런... 내 차 앞에다 바짝 붙여 다른 차가
서있는 것이 아닌가? 나야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곳을
벗어나 괜찮은데 이 차는 거의 도로의 반을 차지하여
대형차는 들어올 수 없을 정도라서 자동차를 후진해
그 차 앞을 거쳐 도로에 진입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시간이 촉박하여 마음이 바빴는데 그렇게 주차해놓은
몰상식한 사람 때문에 더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것이라
많이 언짢았다. 설상가상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운행 시간표가 변경되어 무려 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니 어째 조짐이 영 좋지가 않았지만 일단 차표를
끊어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남서울(서초)행 버스가
도착하는 것이 아닌가? 동서울행을 가디리는 것보다
오히려 남서울로 가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해 표를
바꿔 서초행 버스를 탄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침부터 허겁지겁 정신없던 마음은 안정이 되었다.
모든 일은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며,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서울로 향했다.
어제의 서울 나들이는 함께하는 동인지 푸른문학에서
'푸른문학신문'을 창간하게 되어서 그 창간식 행사가
있어 뜻깊은 행사에 참석을 하기 위함이었다. 서초동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한 후에 지하철로 갈아탔다.
촌부가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더니 예전에 늘상 타고
다녔던 그때의 풍속도가 아니다.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모처럼 서울 나들이 나온 촌부에게 인사라도 하듯이...
혼자 히죽거리며 그 광경들을 이리저리 살피다보니
을지로 입구역에 도착 지하철을 내렸다. 옛날에 자주
다니던 곳이지만 나가는 출구를 몰라서 두번 씩이나
실수를 했다. 청계천 거쳐 종로1가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서울 거리를 걸으며 도심 구경을 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빌딩숲 뿐이지만 촌놈 눈에는 그런대로
볼만했다. 걷다보니 영풍문고가 보였다. 시간을 보니
행사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옛 생각이 나서
대형서점 영풍문고에 들어갔다. 우와~크긴 크고 넓긴
넓다. 찾고자 한 책을 찾아다니려면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컴퓨터 자판을 몇 번 타닥
치더니 이내 찾아서 갖다주었다. 좋은 세상이긴 하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도 되지만 옛 생각을 해보면서
서점을 둘러보고 싶었던 것인데 짧은 시간이라 대충
살펴보고 사야겠다고 찜해둔 책 두 권을 사서 나왔다.
문학인들과 함께하는 행사는 두 번째인데 어쩐지 좀
경직되고 많이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행사장에 도착,
푸른문학 대표님과 부대표님 그리고 많은 문우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 옛날의 선대 문학 선배님들은
인사동 선술집 골목이나 종로 뒷골목 피맛골 주점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문학을 논했을텐데 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소통을
하여 처음 보는 이들도 어제 보고 오늘 본 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라서 그저 신기하고 감탄스럽다는
생각이다. 바로 이런 인터넷 시대에 발맞춰 부응하기
위해 푸른문학에서 새로이 전자신문 '푸른문학신문'을
창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발빠른 행보란 생각이
들었고 창간을 기획하고 준비하느라 많은 애를 쓴 그
결과 드디어 창간식을 거행하게 되어 진심으로 축하를
하기위해 먼 거리를 달려온 촌부는 초보 문학인으로서
긍지와 더불어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고나 할까?
푸른문학 이은별 대표님, 임재구 부대표님을 비롯하여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님, 손해일 국제Pen 한국
지부 이사장님을 비롯한 한국 문학계 원로분들이 많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푸른문학신문 창간식을
성황리에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나서 다음 행사 순서가
남아있었지만 갈 길이 먼 촌부라서 먼저 자리를 떴다.
이은별 대표님께서는 먼 길 왔다며 기념품을 하나 더
챙겨주셨고, 임재구 부대표님께선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을 나와주셨으며, 촌부를 푸른문학과 함께 동행
할 수 있게 도움 주신 박가인 시인님께서도 반갑다며
손을 꼬옥 잡아주셨다. 많은 조언 주신 김태희 시인님,
옆에 앉아서 많이 챙겨주신 이지혜 시인님과 김한식
사무국장님 그리고 따뜻하게 대해주신 많은 문우님들
모두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며 산골집으로 돌아왔다.
"푸른문학신문의 창간을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아울러 푸른문학의 발전과 문우님들께서
건필을 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