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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181029_4.jpg : 촌부의 단상-난롯불을 지폈구나!IMG_20181029_3.jpg : 촌부의 단상-난롯불을 지폈구나!IMG_20181029_2.jpg : 촌부의 단상-난롯불을 지폈구나!IMG_20181029_1.jpg : 촌부의 단상-난롯불을 지폈구나![촌부의 단상]
난롯불을 지폈구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짖궂은 가을비가 내리는 날에
일을 마치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비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중앙통로 바닥에 나뒹굴고,
한 점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져 버리는 단풍잎이 너무
애처롭다는 생각을 하며 걷는 촌부의 하얀 머리 위로
단풍으로 물든 나뭇잎이 떨어졌다. 문득 영화나 CF
영상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아무도
없는데 히죽히죽 웃다가 그만 겸연쩍은 마음이 살짝...
이십여 년을 광고회사에서 밥을 벌어먹고 살았다고
순간의 느낌에도 그런 엉뚱한 생각을 아직까지 하고
있구나 싶었다. 아마 그 시절이 늘 마음에 남아있고
그때 그 젊은 날을 추억할 수 있어서 그랬겠지?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길을 따라서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고 히죽거리며 걷고 있는 촌부 모습을
누가 봤다면 미친 늙은이라고 했을 것 같았다. 가끔은
그런 분위기에 취해 보는 것도, 그렇게 걸어보는 것도
그런대로 운치도 있으며, 나름의 낭만도 즐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잠시 잠깐이지만 주변의
멋진 풍광에 도취되고 심취하여 걸어오다가 눈길이
우리집에 멈췄다. 저만치 '언덕 위의 하얀집'(아내와
촌부가 부르는 택호-宅號) 지붕에 서있는 연통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오르며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너무나 정겹게 보였다. 아내가 난롯불을 지폈구나!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난로 속에 타는 장작불이 너무
보기가 좋고 그 열기로 뎁혀진 훈훈함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어느새 난로에 장작불 지펴야 하는 때가
되었구나. 그 뿐인가? 추운데 수고했다며 난로 위에
올려놓은 자그마한 주전자에 끓고 있던 뜨거운 물로
따끈한 커피 한 잔을 준비해 준 아내의 정성이 너무나
따스하여 이내 몸이 녹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난롯불
지피느라 장작도 들여오고 불을 붙이느라 고생을 한
아내에게 "수고했네. 장작불 지피는 법 잊지않았나?"
라고 농담을 했더니 "여보셔! 난롯불을 지피며 다룬게
몇 년인데 그려셔! 그런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연기는
조금 나더라구요.ㅎㅎ"라고 했다. "이 사람아! 사실은
매캐한 연기 냄새가 조금 나길래 물어본 것이었다네."

잠시후 아내가 할 일이 있다며 주방으로 가자고 했다.
껍질을 까서 깨끗하게 손질 해놓은 도라지를 날씨가
좋지않아 건조기에 말렸다며 도라지 가루를 만들자고
했다. 믹서기에 잘 말린 도라지를 넣고 분쇄를 하였다.
꽤 많은 도라지를 캐서 말렸는데 고운 도라지 가루로
빻았더니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강의를 하느라
목을 많이 사용하는 아들에게 주고 우리부부도 먹을
만큼은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이렇게 도라지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을 할 수 있음이라 보람을 느끼게 된다.
생각컨데 내년부터는 더 많은 도라지를 수확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도라지 가루에 꿀을 넣은
도라지 꿀차를 마시며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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