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부의 단상]오이와 방울토마토
지난 초봄에 같은 날 모종을 심은 열매 채소가 있다.
바로 오이와 방울토마토이다. 물을 싫어할 농작물이
있을까마는 특히 둘 다 물을 좋아하는 농작물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오이는 넝쿨식물이고 방울토마토
키가 크게 자라는 식물이라는 것이다. 원래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이는 빨리 자라서 열매가 열려서 촌부를
즐겁게 하였는데 방울토마토는 자라기는 잘 자라도
한참만에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것 같다. 하지만
수확을 하는 시기가 다를 뿐이고 둘 다 즐거움을 주고
기쁨을 주는 것은 똑 같다.
이제 오이는 거의 끝물에 가까운 것 같다. 다소 빠른
듯한 시기는 극심한 폭염 때문에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싱싱하던 넝쿨이며 잎파리가 점점 시들어 간다.
아직 열리기는 하지만 이내 노랗게 변하고 빨리 익은
오이로 변한다. 또한 생김새도 바르지 않고 꾸부러져
못생긴 모습이다. 양분이 부족하고 수분이 부족하여
그런가 싶어 물을 듬뿍 주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다.
이제는 자라는 시기가 지난 것이 아닌가 싶다. 하기사
그간 수확한 오이가 얼마나 많은데 뭘 더 바라겠는가?
모든 것은 그 시기가 있는 법인데 너무 욕심을 부리는
촌부가 아닌가 싶다. 녹색의 오이가 주렁주렁 달렸던
모습에서 지금은 노랗게 익은 오이가 주렁주렁 달린
모습으로 변한 오이를 보는 촌부의 마음은 흐믓함과
아쉬움이 교차를 한다. 오이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꽤 많이 심었고 그동안 수확도 꽤나 많이 했었기에
이제 거의 끝물에 가까운 오이 넝쿨을 보는 마음은
고마웠다는 생각과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반면 지금 한창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하는 게 바로
방울토마토이다. 그동안 무럭무럭 자라는 녀석들을
곁순도 따주고 쓰러지지 말라고 유인줄로 묶어주며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렸었다. 오이보다는 늦었지만
여름이 시작되면서 하나 둘 익기 시작하더니 요즘엔
하루에도 아침 저녁 두어 번은 따도 될 정도가 되어
이 촌부는 물론 산골 아낙을 즐겁게 하고 있다. 매일
따는 방울토마토를 그냥 먹기도 하지만 갈아서 음료
처럼 먹기도 한다. 거의 끝물에 가까운 오이에 비하여
방울토마토는 지금이 한창이다. 폭염을 잘 견뎌주는
것이 고맙고, 매일같이 수확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것이 감사하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산골살이를 하는
보람이며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방학이라 그동안 봉평과 영주를 오가며 쉬러 왔었던
조카 딸내미가 오늘 근무지 학교가 있는 철원으로
간다고 하여 어제 장모님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음식솜씨 좋은 지엄마인 막내처제가 특별식을
준비했다. 코다리 시래기찜을 얼마나 맛있게 했는지
모른다. 또한 큰이모인 아내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
고추부각을 튀겨서 양념하여 볶은 것과 늙은 오이로
노각무침, 깻잎김치를 준비했다. 조카 딸내미는 함께
오래 살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식성도 여느 젊은이와
달리 큰이모를 많이 닮았나 보다. 세상에 노각무침은
큰이모가 해주는 것이 아삭아삭, 사각사각 맛이 제일
좋다며 잘 먹었다. 그 말에 흐믓한 미소를 짓던 아내는
아침에 밭에 나가면 늙은 오이를 따오라고 하여 몇 개
따다 놓았다. 오늘 아침을 먹고 간다는 조카 딸내미를
위해 노각무침을 해주려고 한다며... 가지도 좀 따고
후식으로 먹을 방울토마토도 함께 따다 놓았다.
오늘은 기쁜 소식이 있다.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인데 엄청 기쁜 소식이 아닌가? 잔뜩 흐린 하늘,
비를 머금은 구름이겠지? 소나기가 내리면 그냥 비를
맞아봐야겠구나 싶다. 오늘은 밭에 물을 주지않아도
되겠지? 소나기라도 좀 많이 듬뿍 내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