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산골의 가을은...
짧은 가을,
산골은 다가올 겨울채비가 시작되었다.
겨울채비하는 산골의 가을을 살펴보면...
수풀을 헤치고 비탈진 험한 뒷산에 올라가
나무위의 덩굴에 빨간 보석처럼 예쁜 열매
신기하고 오묘한 달고 시고 쓰고 짜고 매운
다섯가지의 맛이 난다는 오미자를 따온다.
효소를 담가 두고두고 좋은 음료로 마시고
술을 담가도 좋고 말려서 차로 우려 마신다.
자연이 주는 너무나 좋은 선물인 것이다.
뒷산에 올라가면 지천에 서 있는 참나무
그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 도토리를 주워
말려서 껍질을 제거하고 아주 잘게 빻아
물에 우려내고 또 우려내어 남은 앙금을
말리게 되면 하얀 도토리가루 전분이 된다.
아주 맛나게 도토리묵을 쑤어 먹을 것이다.
몽땅 주워오는 것도 아닌데 말들이 많다.
야생동물들이 먹을 먹이를 줍는다고...
잘 여문 옥수수를 말려 덖어 차로 마시고
적은 양의 고추지만 잘 익은 것을 따서
따뜻한 가을햇볕에 말려 고추가루를 빻아
김장 김치양념에 보태서 쓰이게 될 것이다.
시골에서나 보게 되는 모습들이라서 좋고
산골살이는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인지라
도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이다.
자연이 주는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부터...
●어제는 큰처남댁의 생신이었다. 가족들이
흩어져 살다보니 혼자 생신날이 쓸쓸하실
것같다며 아내가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미리 연락을 드렸다. 이웃에 사는 조카도
함께 불러서 오시라고... 생일케익을 사러
읍내에 나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사실 어제 17일은 봉평 5일장날이었다)
빵집이 문을 닫았더라며 큰처남댁 조카는
그냥 왔단다. 케익사는 것도 힘든 산골...
아내는 생일상의 메뉴를 돈까스 정식으로
하였다. 고기를 사다 손수만든 돈까스를
튀기고, 마늘빵을 굽고, 감자를 삶아 우유를
넣어 으깨고, 야채샐러드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와인을 대접하려고 했는데 소주로
하자고 사양하셔서 음식과 조금 어울리지
않았지만 몇잔씩 축하주를 하였다. 조촐한
산골의 생일파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