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아버님을 회상하며...
오늘은 음력 시월 열하룻날, 아버님의 6주기
기일이다. 아내는 지나간 두어번의 장날에
제수준비를 하였고 미리 준비하면 안되는
것은 어제 저녁 장평에 나가 마저 준비했다.
아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성을 들여서
준비하는 일은 두번의 명절과 아버님기일...
혹자들은 우리고유 풍습인 조상님의 기일에
지내는 제사를 미신이니 우상숭배니 하지만
우리는 전혀 개의치않는다. 자식이며 자손이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상님을 기리며 이날
온식구가 모여 예를 갖추고 자식된 도리를
갖추는 것이며, 또한 이 날이라도 함께 모여
화목을 도모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長水 李氏 22대손이신 내 아버지는 77세에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님은 병환이 깊었지만
숨기시고 혼자서 굳은 의지로 이겨 나가다가
더 빨리 가시고 말았다. 그래서 자식으로서 더
죄스럽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요즘 그 흔한
종합검진 받는 것을 한번도 못 시켜드린 것이
후회가 된다. 당신께서 극구 사양하셨고 평소
병원문턱에 들락거리시지를 않았던 분이시라
늘 건강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못난 자식의
어리석음이었다. 또 지울 수 없는 죄스러움은
장남으로서 아버님께서 마지막 가시는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한 불효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 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처자식에게 그렇게
살갑게 대하시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매정한
성격은 아니셨다. 속정이 깊어셔서 겉으로는
표현을 제대로 안하셨을 뿐...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러셨던 것 같다. 하지만 어쩌다
약주라도 한잔하여 얼큰하게 취하시면 많은
말씀을 하셨다. 아마도 맨정신에는 못하시고
마음속에 담았다가 술의 힘을 빌리신 듯하다.
혹시나 그래서 더 병환이 깊어지시는 않았나
모르겠다. 아마도 아버님은 많이 외로웠지만
당신의 속내를 자식들에게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속으로 삭히느라 병을 얻지는 않았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자식으로서 아버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를 해 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버님은 우리자식들을
끔찍하게 사랑하셨고 우리 또한 아버님을
사랑하였고 존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왜 제대로 대화를 못했을까? 후회가 된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갑작스런 한파가 닥쳤다. 겨울임에도 그동안
많이 푹하여 더 추위가 느껴지는가 보다.
아침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뚝 떨어졌으니
추울 수밖에... 어젯밤까지 쌩쌩 불어 제끼던
강풍은 멈췄고 눈도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아버님 기일이라 동생네 식구들이
산골로 올텐데 평일이라 길은 밀리지 않겠지?
추울테니 따뜻하게 난롯불이나 지펴야겠다.
우리 아버지들 께서는 든든 그 자체였지
여러 어려움 속에 사셔도 당당하시고 바르셨지
따라 가기 힘든 ...
나도 울 아버지 생각난다
친구들 아버지도...
세상에 가장 확실한 말이 아버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