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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나눔이 나눔(받음)으로 되돌아오다


2026년 3월 24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이월 초엿샛날


3월도 막바지에 접어드는데 아직까지 겨울색이

짙은 아침을 맞이한다. 영하 4도, 하얀 서리까지

지붕을 덮었으니 어디 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절기는 분명 봄으로 들어섰고 남녘 다른 고장은

봄꽃이 피어 꽃대궐이라는데... 기후조건만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닌 듯하다.


오늘 화두는 취미가 같아서 산골行을 택한 어느

부부를 기록하고자 한다. 우리 부부와 비슷한...

콩 한 알도 나눠 먹는다’라는 옛날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의 의미는 비록 콩처럼 작은 것 하나라도

서로 나눠 먹는다는 의미이다. 살아가면서 서로

돕고 어려울 때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게 된다면

서로 힘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일상에서 흔히들

사용하는 말이다. 왜 느닷없이 이런 말을 하는가

하면 얼마전 고향 남해에서 죽마고우가 보내온

보물섬 남해 보물초 시금치와 친구가 바래를 가서

직접 채취한 돌미역을 몇 집에 나눠 돌렸다. 함께

일하는 아우네에게도 먹어보라며 조금 나눠줬다.

그랬더니 어제 아침에 ㅈㅎ 아우가 박스 두 개를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주었다. 퇴근후 집에 와서

풀어봤더니 양송이 버섯과 자작나무 수액이었다. 

이게 뭐여? '되로 주고 말로 받았네!'라는 이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겠지 싶었다. 나눔이 나눔(받음)

으로 되돌아 왔으니 말이다. 고마우면서 미안하기

까지 했다. 참 정이 많은 부부이다.


바로 아우네 집에 전화를 했다. 2년 동안 부부가

함께 일을 다니다 올해는 어쩔 수가 없이 부인은

일을 그만뒀다. 시니어클럽 규정 때문에 부부가

한 곳에 함께 일할 수 없다고... 겸사겸사 안부도

전하고 고맙다는 인사하려고 한 것인데 오히려

늘 고맙고 감사하다며 칭찬과 함께 약소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아우네 부부는 우리처럼

산골살이를 동경하였고 무작정 산골행을 감행해

12년째 평창살이를 하고 있다. 3년째 이어오는

참 소중한 인연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우리 두 집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겠지 싶다.


우리 부부가 그랬듯이 야생화에 푹 빠져 산골行을

택해 지금은 완전 원주민들 보다도 더 원주민같은

그런 부부다. 남편 ㅈㅎ氏는 서울에서 사업하던

사람으로 골프실력이 프로를 능가하는 수준이고

지금은 그 어떤 심마니들 보다도 탁월한 산꾼이다.

야생화, 야생초, 산나물, 온갖 나무는 물론 심지어

산삼까지 여러번 캤다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의

능력이 탁월한 산꾼이다. 부인 ㅈㅇ氏 또한 꽃을

좋아하는 사람, 특히 야생화에 대한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난 실력자이다. 우연히

이력을 알게 되었는데 너무 놀라웠다. 명문 E여대

출신 수재로 대한민국 굴지의 회사, S전자의 고급

간부 출신이라고... 전혀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털털하고 소박하면서 참 솔직담백한

성격이라 우리 부부와 더 친하게 지내게 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부부가 산골살이한다는 것이 실로 놀라웠다.

어쩌면 이런 이력을 가진 부부가 도시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고 우리 보다도 훨씬 더 산골스럽고

소박하고 검소한 모습이 보였기에 우리의 관심을

끌었고 더불어 지금 그들이 살고있는 삶의 모습이

우리의 삶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기에 더 친하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우연한 기회에 그들과 맺어진

인연은 분명 같은 생각, 같은 취미, 같은 삶의 모습

때문에 서로 쉽게 가까워 질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서로 더 친밀한 마음이 생겼고 배려하는 성품이라

지금껏 좋은 인연을 이어가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조만간 두 집이 만나 밥이나 한 끼 함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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