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날의 즐거움
2024년 9월 9일 월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초이렛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에는 하늘 모습이
신기하리만큼 너무나 오묘하고 참 멋지다.
그 어떤 유명한 연출가가 이런 모습을 연출
할 수 있을까? 아마 결코 못할 것이라고 감히
단언하게 된다.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오묘하다, 멋지다 란 표현으로 에둘러 말하곤
하지만 그보다도 경이롭다는 말이 더 어울릴
듯한 가을 하늘을 수시로 올려다 보게 된다.
이제 백일홍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려고 한다.
그 이름처럼 100일 동안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 것 같다. 지난 6월에 피기 시작했으니
이름에 걸맞게 오랫동안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것 같다. 아내가 좋아하는 꽃이라서
심었는데 참 잘했구나 싶다. 뒤를 이어 아내가
좋아하는 꽃이 가을이란 계절과 함께 찾아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바로 과꽃이다.
다양한 색깔로 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얻어와 심은 모종이라서 어쩔 수 없다.
짙은 분홍색으로 피는 과꽃도 예쁘기는 하다.
아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꽃이라서 내년에도
심어야겠다.
옥수수 수확을 다 마치고 옥수수 심었던 밭을
정리하면서 한 이랑은 멀칭비닐을 벗기지않고
남겨두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했지만 바로
그 자리에 무우씨앗을 파종했다. 혹시 무우가
제대로 뿌리가 들지않더라도 무청이라도 거둬
시래기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제서야 겨우
새싹이 돋아난다. 드문드문 미처 발아가 안된
구멍이 있긴 하지만 땜빵을 하지않았다. 지금
나오는 새싹들이 다 자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밭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튼실한 것으로 하나만
남겨놓고 솎아냈다. 그리고는 모종삽으로 북을
듬뿍 주었다. 솎은 새싹은 떡잎과 뿌리를 잘라
내고 잘 다듬어 비빔밥에도 넣어 먹고 부추와
섞어 겉절이를 하여 데친 양배추에 구운 햄과
함께 싸먹으니 아주 맛있는 찬거리가 되었다.
주로 아침 일찍 하는 촌부의 일과 중 하나인데
어제는 늦은 오후에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들고
밭으로 나갔다. 오늘은 아침 일찍 나가야 해서
미리 자연마트 장을 보게 된 것이다. 일을 함께
하는 분께 나눔을 해야한다는 아내의 분부가
있어 아침에 호박을 따놓은 것에 이어 가지를
따고 방울토마토도 조금 따놓았다. 텃밭농사를
지으며 지금껏 우리 부부는 마구 퍼돌리는 것,
바로 나눔을 열심히 하고 있다. 혹자들은 파는
농사를 해보지 그려나고 하지만 그 정도 양은
안되는 농사라서 우리도 먹고 남들과 나누는
재미에 만족하기로 한다. 물질적인 만족보다
정신적인 만족, 우리는 그게 훨씬 더 좋다.
아내는 끼니마다 삼식이 촌부에게 묻는다.
"뭐 해먹을까?, 뭐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
그래서 어제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을 했고
아내는 그대로 그렇게 해줘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에는
"있는 거 다 때려넣고 비비묵자!"
저녁에는
"고기 없으모 햄 부쳐 양배추쌈 싸묵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