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가을 모습이 보이는데...
2024년 9월 5일 목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초사흗날
이른 아침 기온 15도,
사방이 온통 안개로 뿌옇고 흐리다.
여름 가뭄에서 가을 가뭄까지 이어져
한바탕 소나기라도 퍼부었으면 싶은데...
날씨예보가 자꾸 빗나감에 짜증이 난다.
비를 기다리는 마음도 가을 모습일까?
엊그제 밭에서 조금 따놓은 붉은 고추를
아내가 일일이 꼭지를 따고 손질을 하더니
햇볕이 잘 드는 데크 한쪽에 널어놓았다.
앞으로 전부 수확한다 해도 얼마 안될텐데
말려서 어디에다 쓰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알뜰한 아내의 손길이 닿은 가을 모습이다.
부쩍 고추잠자리가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인가 싶다.
하늘은 더 없이 높고 형용못할 푸르름이다.
아직까지 꽃은 드문드문 피어있는 백일홍,
이제 서서히 잎사귀에 물기가 빠지고 있다.
이런저런 모습들은 가을 모습이겠지 싶다.
봄, 여름에 피는 꽃에 비해 키가 큰 가을꽃,
과꽃이 피고 있으나 색깔이 한 가지 뿐이다.
여러가지 색깔이면 아내가 더 좋아할 텐데...
참취, 개미취, 벌개미취도 꽃을 잔뜩 피워
꽃무게를 못이겨 바람이 불면 휘청거린다.
가을꽃이 맨 먼저 가을 모습을 보이는걸까?
지혜의 마중물, 문단의 새바람
푸른문학 2024 가을호가 산골에 도착했다.
많은 문인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담겨있다.
한동안 작품활동을 못하여 죄송스러긴 하다.
그래도 잊지않고 보내주심에 감사한 마음...
푸른문학 가을호 도착과 함께 가을을 느낀다.
풍요롭고 풍성한 계절, 가을에 태어났다.
그래서 가을이란 계절을 참 좋아하는 촌부,
가을 시작과 함께 어쭙잖은 시련을 겪고 있다.
벌써 사흘째, 감기몸살과 싸움박질이다.
여간해서 잘 걸리지도 않지만 걸린다고 해도
하루이틀 앓고나면 거뜬하게 회복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된통 혼이 나고 있으니 원...
어릴적 할머니께서 하셨던 말씀,
"고뿔은 악다구니로 막 묵어야 낫는기다."
그 말씀 그대로 식사는 꼬박꼬박 다 비운다.
아내가 더 신경을 쓰며 만들어 주는 음식이라
남길 수가 없고 할머니 그 말씀을 실천 하듯이
악다구니로 이것저것 가리는 것 없이 먹는다.
어째 촌부의 가을은 서럽게 시작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