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푸짐한 자연마트 장바구니
2024년 9월 6일 금요일
甲辰年 음력 팔월 초나흗날
어제 오후에 조금 내리다가 말더니
그 바톤을 이어받았는지 지금 비가 내린다.
가뭄끝에 내리는 달달한 단비가 분명하다.
예보상으로는 강수량은 해갈이 될 만큼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긴 하지만 이게 어딘가?
목말라하던 가을 채소들이 비를 맞고 쑥쑥
자란 듯하다. 어제 오후와 오늘 아침 모습이
달라보여 촌부 또한 흡족한 마음이다.
감기몸살을 떨쳐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여간해서 감기하고는 친하지가
않은 촌부인데 이번에는 된통 걸렸는지 꽤나
힘들게 감기와 싸움박질이다. 그렇다고 마냥
들어누워 끙끙 앓고 있는 것도 촌부의 체질상
별로다. 맞서서 맞짱을 뜬다는 생각으로 밖에
나가 돌아다녔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일이다.
조금 호전된 듯하여 힘들지 않은 일은 하기로,
일이라고 하기엔 우습지만 말이다.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들고나가 세 번씩이나 채워왔다.
고구마밭에서 고구마순을 따오고, 호박밭을
뒤져 애호박을 몇 개 땄고, 가지, 방울토마토를
땄더니 아주 푸짐하다. 힘들지도 않았고 좋다.
이렇게 감기몸살 떨쳐내려고 갖은 용을 쓴다.
수확한 작물들이 너무 많아 나눔을 해야겠다.
우리의 고구마 농사는 뿌리를 먹으려고 짓는
것이 아니고 고구마순을 따먹으려고 짓는다.
고향 남해 말로는 '고오매쭐거리'라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표준말은 고구마 줄기, 고구마 순
이다. 이 고구마 순을 꺾어다 껍질을 벗겨 데쳐
나물로 무쳐먹으면 기막힌 반찬이라며 아내가
너무너무 좋아하여 해마다 100여 그루 심는다.
처제도 아내를 닮아 덩달아 좋아하며 자매가
껍질을 벗기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 아내들 덕분에 촌부와 이서방도
이 반찬을 좋아하게 되었다.
우리 호박밭은 큰밭과 세 번째 밭가에 조금씩
심었는데 녀석들은 정해준 그 위치를 벗어나
사방으로 뻗어나가 수영장을 물론 고구마밭을
침범하고 그물망 울타리를 타고 넘어 길바닥
까지 넝쿨이 쭉쭉 뻗어나간다. 감기몸살 핑계로
며칠만에 호박밭에 나가 풀섶을 뒤지고 넓다란
잎파리를 뒤져보았더니 군데군데 익어서 늙은
호박들이 풀섶에 드러누워 있는 모습이 보인다.
뿐만아니라 애호박으로 먹을 만한 자그만 것도
꽤 많이 찾아서 땄다. 우리 두 집 넷이서 먹기엔
너무 많아 나눔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우리 고장의 축제 '평창효석문화제'가
시작된다. 오래전에는 '봉평 메밀꽃 축제'라고
했었다. 이효석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 발전
시키는 계기로 삼는 축제이다. 하얀 메밀꽃이
활짝 피어있는 언덕배기는 선생의 소설에서도
표현했듯이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 듯하여 정말
보기좋은 광경이 펼쳐진다. '메밀꽃 필 무렵'의
고장 봉평에서 오늘, 9월 6일~ 9월 15일까지
개최되는 축제에 한번쯤 다녀가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지않을까 싶어 소개를 해본다.






